지평을 깨는 영어
언젠가 영어를 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잘 안다고 많이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아는 것만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돌이 있었기때문이다.
바로 발밑에 있어서 있는 줄도 몰랐다.
자세히 보니
내가 가져다 놓은 돌이었다.
나는 돌 위에 서서 영어를 내려다 보고만 있었다.
그것에 만족하며
한발도 나아가고 있지 않았다.
그 돌은 이미 걸림돌이 되어 있었다.
부끄러웠다.
거기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것을 치워야 했다.
그리고 한발 뒤로 물러나 바닥에 앉아
영어를 바라만 보았다.
그랬더니 드디어 두개가 보였다.
내가 아는 것과 내가 모르는 것!
한국인 가운데 누가 한국말을 다 알아서 쓰다가 갈까?
하물며 영어같은 외국어야 덜 알면 덜 알겠지 더 알진 않겠지!
한국말이 어디로 가지 않는 것처럼
영어도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숨쉬는 공기같아서
언어는 어디로 갈 수가 없다.
내가 도망가지 않는 한 어디로 가지 않는다.
영어는 늘 거기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르는 거 있어도 수선을 떨지 않기로 했다.
알고 있던 것을 지렛대로 삼아
모르는 것을 알아가며 살기로 했다.
숨어있던 것이 또 나오면 반기기로 했다.
그것이 지평을 깨고사는 삶이다.
지평을 깨는 일은 내 삶의 길잡이였다.
하나의 종교가 굴레가 될까봐 두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세상의 온갖 종교를 다 공부했다.
하지만, 학문의 굴레가 답답했다.
가장 대중적인 시각 언어 애니메이션을 했다.
그랬더니, 돈이 굴레가 되더라.
그런데 영어는 나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지평을 깨는데는 영어만큼 좋은 건 없었다.
일단 비용이 덜 든다.
원하면 내 곁에 늘 둘 수 있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자신을 깰 수 있다.
게다가 한국어와 전혀 달라서 더 좋다.
심지어 이상하기까지 하다.
나이들어도 계속 호기심을 자극하니
이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영어를 자기 지평깨는 친구로 삼고 싶은 누가 있다면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지난번에 실수로 올리고 실수로 지워버린 초고를 탈고하였습니다.
그 때 라이킷 눌러주신 여섯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콘텐츠아트 진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