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내 거 축의금 5만 원만 해줘"
여자친구가 같이 아는 지인이 결혼을 하자
축의금을 부탁한다
연인관계에서 돈관계는 애매하다
그 당시에는 간편 송금이 없었으니
OTP인증을 해야 해서 바로 줄 수가 없었다
며칠 후 조심스레 물어본다
지난주 축의금 송금 안 했는데...
그러면 돈 가지고 기분 나쁘게 그러냐며..
대신 내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버럭 화를 낸다
아 진짜.. 이런 경우가 몇 번 되다 보니
대신 축의금 내주기가 싫다
싸우기 싫어서 나도 안 갈 거니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라고 한 적도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나를 쪼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은
경조사는 엄연히 본인 이름을 쓰고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관계의 행위이다
나는 다른것은 대신 내 줄 수 있고, 사줄수 있지만
경조사비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나의 마음이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경조사비 대신 내 준거 때문에
싸움을 하고 있으니ㅜㅜ
둘이 10일간 미국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여친은 사회 초년생이고, 학자금 대출등으로
돈을 모으지 못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결제하고
비행기 및 숙박비 입장료등 인당 약 3백만 원은
나중에 여유 생기면 받기로 하고
식비등은 내가 내기로 했다
물론 여행은 즐겁게 다녀왔다
다만 여친의 재무상의 여유는 끝내 생기지 않았고
여행 다녀온 지 1년 후에 우리는 이별을 했다
주기로 했던 3백만 원은 이별 후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별했으니 바로 주면 고민할 거 없지만
그녀는 이별과 동시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도 뭐 없어도 그만인 돈이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이별 후 3개월 정도 후에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냉정한 그녀의 말투에 나도 정이 떨어졌다
"혹시 돈 때문에 연락했어? 주면 되잖아"
혹시나 다시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전화한 것이었는데..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다
돈은 입금되었지만 기분도 찝찝하고
별로 쓰고 싶지도 않았다
아직도 이 돈은 통장에 잘 모셔두고 있다
어디에 사용하면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