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과 자존심

꼭 최고여야 하나요?

by cogito

회사에 희망퇴직 공고가 떴다

15년 이상 근무자부터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업부는 제외라고 한다

이것이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대상자였다면 어땠을까?

쉽게 그만두었을까?

오히려 대상자가 아니기에

고민해 볼 필요도 없기에 다행인지 모른다

상대적인 박탈감과 역차별이라는 말도

희망퇴직 대상자가 아니라는 우월감에

나오는 말일지도 모른다


공고가 나오자 마자 친했던 유관부서 동료가

메신저로 말을 건다

그 친구는 면팀장(팀장이었다가 담당으로 강등)

이었다. 면팀장이 된 뒤로 의기소침해 있었다

"나 희망퇴직 신청했어"

"잠깐 옥상가서 애기좀해"

옥상은 흡연이 가능한 유일한 장소로

소문이 오가는 곳이다


"왜? 조금더 버티지"

나는 말했지만 그 친구는 확고했다


명절 전날도 남아 일하던

열정 가득한분이었는데

왜 이렇게 떠나게 만들었을까?


나에게 조만간 다가올 미래이겠지

알고는 있지만 준비는 없다

아마 다른사람들도 그럴것이다

모두들 본인의 미래에

이유없는 긍정을 가자고 산다

난 다를거라는...


또 다른 소식이 들려온다

잘나가는 브랜드의 팀장님이신데

희망퇴직을 신청하셨다고 한다

본인은 임원이 될 줄 알았는데

다른사람을 승진시킨다고 하니

그만둔다고 한다


임원이 되면 뭐가 다른가?

그냥 팀장에 만족하며 다니면 안되나?

나보다 후배가 상사가 되면 그만두어야 하는가?

나는 뭐어때라고 생각하는데 아닌가보다

꼭 누군가에 위에 있어야하고, 자존심이 중요한가?

어쩌면 본인만 인정하는 본인의 가치일텐데


치열한 경쟁속에 누군가보다 앞섰다는 기분은

상당한 아드레날린일 것이다

나 또한 동기 108명 중에 두번째로 팀장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첫번째도 아니고, 고작 두번째인데도 말이다


그 것이 마치 내 능력인거마냥..

좋은 순간에 좋은 조직에 있어서 였을 뿐인데


얼마전 내 동기가 팀장이 되었다

팀장이 된 이유는 그 조직의 한 팀장이

성추행으로 해고되서이다

아마도 그 분이 성추행을 안 했다면

동기는 아직 팀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중요하다

어쩌면 이러한 운이

우리의 승진과 성공을 크게 좌우하는데

그 운이 다해 회사를 떠나야 하다니

참 슬프다


요즘은 팀장 되기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권한과 실리는 없고, 책임만 많아지니

인기가 없다

승진을 못하면 그만두는 선배들과

굳이 승진안하고 본일에게 주어진일만 하겠다는

꼰대와 꼰대사이에 내가 있다


어드덧 40대 중반이 된

평범한 서울사는 직장인의

고민이 이제 시작되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