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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Oct 25. 2021

제품 발매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제품을 출시할 때가 되면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많아진다


출시를 목전에 두기 전까지는 개발과 테스트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을 접하는 사람은 개발팀과 테스트팀에 국한된다. 그래서, 제품 자체에 대한 것 외에는 별로 신경 쓸 것이 없다. 하지만, 출시를 하게 되면 제품이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게 된다. 당연히, 그 전까지의 과정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던 것들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된다.

보통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그런 것들을 신경 쓰게 되겠지만, 사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여기에 나열된 것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제품을 출시할 때가 되어서야 정리되기 시작하는 이 이슈들은,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도 줄곧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시를 위한 준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출시 이후에 지속되는 서비스를 위한 준비인 것이다.


데이터 수집 준비


패키지 게임의 경우에는 제품의 출시가 제품의 완성과 거의 동의어였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오히려 '시작'으로서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제품에 계속 수정이 가해지고, 업데이트를 더하면서 완성도가 점점 더  올라간다.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점점 더 가까워진다.

이런 작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부터 고객의 선택과 관련된 정보들이 충분히 수집되어야 한다. 그래서 출시 전에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제품에 적용해 두어야 한다.


A/B 테스트 준비


앞선 데이터 수집은 콘텐츠에 대한 유저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고, 그것과 달리 아예 콘텐츠를 유저에 따라 다르게 보여줄 수도 있다. 보통 두 가지 이상의 옵션에 대해 유저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런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런 테스트를 A/B 테스트라고 많이 부른다.

A/B 테스트도 사전에 준비를 해 놓아야 진행할 수 있다. 게임 서버를 내리지 않고도 콘텐츠에 변형을 주고 여러 변형을 유저마다 다르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미리 그런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로 제품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는가에 따라, 서비스 시작 후 얼마나 많은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지가 결정되고 결국 제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데이트 계획과 준비


요즘 모바일 게임은 업데이트 주기가 짧다. 모든 게임들이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유저들에게 개발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반대로 업데이트 주기가 짧으면, 처음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점점 좋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업데이트 주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도 중요하다. 2주 만에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고객을 만족시킬만한 내용이 없다면, 빠르기만 할 뿐 실속은 없는 업데이트가 된다. 따라서, 주기와 내용을 모두 고려한 업데이트 계획을 출시 전에 이미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이 이미 진행 중이어야 한다. 출시를 하고 나서 업데이트를 준비하면 이미 늦기 때문이다.


CS(Customer Service) 계획


어지간한 규모의 게임 회사라면 이미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제품을 출시한 직후에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고객의 요구사항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그것을 진행할 인력과 프로세스를 평소에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명확히 정리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협업할 수도 있고, 적은 수라도 인력을 새로 채용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 혹은, 개발팀이 이 역할까지 맡아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가 됐든,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장애 대응 프로세스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테스트 과정에서는 꼭꼭 숨어있던 오류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테스트를 아무리 꼼꼼하게 진행해도, 실제 서비스와 동일한 조건을 시뮬레이션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모든 오류를 사전에 잡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서비스 개시 직후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는 것이 꼭 필요하다.

텍스트에 오타가 있는 것 같은 사소한 오류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를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오류들은 문제가 된다. 그럴 때 신속하게 오류를 수정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필요한 로그를 잘 남겨 놓아야 할 수도 있고, 롤백(서비스를 일정 시간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장애 대응 과정이 오래 걸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껏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진입한 사용자를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서버 점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럴 때 고객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 미리 생각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응대를 잘하면,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서비스의 정상화를 기다려주기도 한다.


작은 소홀함이 오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제품이라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열심히 만든 게임들 대부분이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이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와닿는 말이 된다. 물론, 여기서의 '하늘'은 '고객'을 뜻한다.

단순히 콘텐츠가 고객에게 매력을 어필하지 못해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쉽기는 해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마무리에 소홀해 성공하지 못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업데이트를 제 때 맞추지 못해서 실패했다면, 혹은 장애가 발생했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고객들이 모두 떠나갔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뿐만 아니라, 조직을 정비하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도 어렵게 된다. 그런 경우라면 조직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 수도 있다.

그러니, 제품에 들인 노력이 큰 만큼,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신경 쓰고 준비해야 하는 것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그래야 팀이 제품에 들인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고객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1. 데이터 수집 준비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방향으로 제품을 업데이트해 나갈 수 있다.

2. A/B 테스트 준비

고객을 몇 개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마다 콘텐츠를 다르게 준비하여 테스트하는 것도 제품의 업데이트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 업데이트 계획과 준비

모바일 게임의 경우 짧은 주기의 업데이트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출시 직후의 업데이트에 대해 주기와 내용을 모두 고려한 계획이 필요하다.

4. CS 계획

스타트업의 경우, CS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5. 장애 대응 프로세스

심각한 문제는 반드시 발생한다는 마음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리할 프로세스를 명확히 정리해 놓아야 한다.

기술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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