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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Oct 12. 2021

내 시간의 가치

한 때는, 젊은 시절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일에 매몰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도 초기에는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하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고, 젊은 시절을 노동에 모두 바쳐도 행복한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시작하는 것은 간단하다. 일 하는 시간을 줄이고, 행복한 삶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 만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행복한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젊어서 시작한 일을 열심히만 하면 점점 재산이 늘어나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용은 불안정하고, 직업의 가치는 빠르게 변화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나 정해서 그저 열심히 하고만 있어서는, 불안정한 미래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자신이 일하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그 가치를 늘리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어야 하는 시대다.


예전에 유명한 게임 회사에 다니는 다른 프로그래머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다. 역시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일상인 회사였는데, 새로 들어온 시니어 프로그래머는 매일 칼퇴를 하고, 주말 근무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을 썼던 사람인데, 가끔은 일보다 책 쓰는 데 더 집중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얘기를 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와 그 프로그래머의 처지가 불공평하다는 의미로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그 프로그래머가 좋은 가이드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일하는 한 시간의 가치와 10년 후 내가 일하는 한 시간의 가치가 같아서는 안 된다. 그 가치를 점점 더 증대시켜야 한다. 이것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재테크하는 기술을 익히든, 연봉을 상승시키는 역량을 확보하든, 어쨌든 돈을 벌기 위해 들이는 시간의 가성비를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누리는 일과 삶의 균형을 언젠가 스스로 깨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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