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에 머물지 말고, 왜 그들이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경쟁이 중요하지 않을 때는 공정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모의시험에서 누가 커닝을 해서 1등을 해도 학교가 뒤집어질 정도의 사건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경쟁에 있어서는 작은 반칙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고 하면, 그들이 세상을 경쟁의 프레임으로 인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세계관에서 '공정성'이 중요한 것 역시 당연한 일일 것이다.
꼰대의 특징으로 잘 거론되는 것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이다. 과거에는 옳았던 것도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달라지면 옳지 않은 것이 될 수 있는데, 변화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을 지키는 것에 더 몰두한다. 사람이 무언가에 투입한 자원이 많을수록 그것을 이제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물건일수록 자신의 구매 행동을 더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법이다. 하물며, 투입한 자원이 돈이 아니라 시간 혹은 삶이라면, 자신이 옳다고 믿어왔던 것이 이제 옳지 않은 것이 되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오래 믿어왔던 만큼 그것을 지키려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z세대의 다음 세대나 다다음 세대는 '공정성'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공정성'보다 다른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세대가 성장하는 환경이 그 세대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20년 후의 기성세대는 지금의 기성세대와 다를 수 있다. 지금의 기성세대보다 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기성세대가 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도 그 시대에는 낡은 것이 되어있을 수 있으며,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옳다고 믿어왔던 것을 버리는 데는 역시 힘들어할 것이다.
현상은 빠른 속도로 변한다. 하지만, 현상을 만들어내는 본질은 훨씬 느리게 변한다. 그래서 본질을 이해하고 있어야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시대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어떤 현상이 발견되면 그것을 일으키는 본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그 현상뿐만 아니라, 본질과 관련된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