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의 유럽 여행 - 2일 차, 파리

베르사유, 야경 투어

by 취한하늘

인원 : 41세 남자, 10세 여자

기간 : 2015. 5. 20. ~ 6. 6. (17박 18일)

일정 : 파리(5박) - 런던(4박) - 암스테르담(2박) - 인터라켄(3박) - 파리(3박)


이제 정말로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여행 2일 차의 일정은 원래 베르사유 궁전에 갔다가 오르셰 미술관에 가는 것이었다. 두 군데 모두 RER C 열차를 이용하여 갈 수 있기 때문에 동선이 좋다. 하지만, 야경투어 일정이 이 날로 잡히는 바람에 오르셰 미술관 일정은 다른 날로 변경했다. 야경 투어가 저녁 9시 30분에 시작하여 새벽 1시 30분에 끝나기 때문에, 야경투어 전에 쉬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전용 카메라를 쥐어 주었다. 2년 전, 나 혼자 유럽을 여행할 때 사용하던 것이었다. 버튼을 먼저 살짝 눌러서 초점을 맞추고, 마저 눌러 찍어야 하는 모델이었는데, 아이는 그게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이 여행에서 아이가 찍은 사진이 많아 나중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그런데, 아빠의 웃긴 모습은 왜 그렇게 자꾸 찍은 거니?)


2265163A55880DE802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아이 전용 카메라를 하나 쥐어 주었다>


베르사유 궁전은 40분 정도 줄을 서서 들어갔다. 아이와 여행하면서 가급적 줄을 서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줄을 서야 할 때는 아이가 힘들지 않게 말을 많이 걸었던 것 같다. 들어가고 나니, 안에도 사람이 많아서 구경하기가 편하지 않았다. 특히, 아이는 성인에 비해 키가 작기 때문에 좀 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처음 보는 광경들이라 재미는 있었고, 최대한 아이가 편하게 볼 수 있게 신경 쓰면서 궁전 여기저기를 관람했다. 나중에 보니 오후에는 줄이 별로 없었는데, 아무래도 단체 관광객이 오전에 많기 때문인 것 같았다. 정원을 먼저 보고 궁전을 나중에 봤으면 편하게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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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의 첫 방문지, 베르사이유 궁전. 단체 관광객을 피해 다니려고 노력했다.>


궁전 관람을 마치고 정원으로 나왔다. 쁘띠 트레인이라는 순환 열차를 태워주려고 했는데, 아이가 걷겠다고 했다. 본인이 걷겠다고 하니, 나도 말리지는 않았다. 아마 얼마나 걸어야 할지 미리 알았다면, 절대로 걷겠다고는 안 했을 것 같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풍경을 구경하며 걷는 게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정원은 크게 삼각형을 그리며 산책했다. 보통은 그렇게 안 다니지만, 2년 전 내가 걸었던 코스 그대로 아이와 걷고 싶었다. 보통 정원이라고 하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베르사유의 정원은 워낙 규모도 크고, 정원의 풍경이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도 재밌어했던 것 같다. (어쩌면 첫 일정이라서 텐션이 좋았을 수도 있겠다.)


263E7D3D5588114F1B <2년 전, 딱 이 길을 걸으면서,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간에 정원 한 편에서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었다. 내가 원래 빵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어쩐 일인지 프랑스의 빵은 입에 맞아서 잘 먹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빵을 사줘 봤는데 무척 맛있어했다.

미리 사둔 샌드위치를 정원의 운치 있는 곳에서 먹으려고 했다. 마침 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벤치가 하나 있어 그곳에서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들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방 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벌레가 너무 많았다. 결국 정원 한 편의 길바닥에 주저 않아 빵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먹든, 맛만 있고, 풍경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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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있는 벤치에서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으나..>


2013년에 유럽을 혼자 여행하면서, 나중에 아이와 함께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년 만에 아이와 함께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로서는 이미 왔던 곳이기도 하고, 아이 신경 쓰느라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혼자였을 때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베르사유 일정을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마친 것 같다. 야경 투어가 예정되어 있어 그대로 숙소로 직행했다. 야경 투어가 있으니 좀 자두라고 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자는 데 실패했다. 결국 아이는 야경 투어 때 차만 타면 꾸벅꾸벅 졸았다.

저녁 9시 30분에 야경 투어가 시작되었다. 숙소에서 진행하는 야경 투어였는데, 아이를 데리고 늦은 밤 돌아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진행하는 투어를 예약하여 숙소 일행들과 함께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선택을 하였다.


첫 번째 간 곳은 노트르담 성당 쪽이었다.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환한 편이었다. 파리는 주변에 산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5, 6월에는 10시가 훌쩍 넘어야만 야경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막상 아이와 같이 찍은 사진은 많지 않았는데, 이때 같이 투어를 하는 일행 분이 사진을 찍어 주셔서 같이 찍은 사진을 몇 장 카메라에 담아둘 수 있었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감사드립니다.)

이후, 파리 시청, 튈르리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샤크레쾨르 사원, 마들렌 교회를 거치고, 에펠탑의 마지막 조명쇼를 본 후 숙소로 복귀했다.


돌아본 곳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밤에 보는 루브르의 피라미드와 몽마르트르 언덕의 샤크레쾨르 사원이었다. 루브르의 피라미드를 보면서는, 영화 '다빈치 코드'와 톰 행크스가 떠올랐다.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은 우범 지대라서, 밤에 개인적으로 야경을 보러 가기 어려운 곳이라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에펠탑의 조명쇼도 있었지만, 이미 몇 해 전에 더 멋진 조명쇼를 봤기 때문에, 이 때는 크게 감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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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밤에 보면 또 다른 감흥을 주는 건축물들이 있다.>


에펠탑을 마지막으로 야경 투어를 마쳤다. 숙소에 돌아간 시간이 새벽 1시 30분 정도 되었다. 너무 피곤해서 다음 날은 아침 식사도 생략하고 늦게까지 잤다.


2243B940558D4E7D0F <어두워지면, 매시 정각마다 조명 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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