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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ala J Aug 11. 2023

비밀의 숲 2 : Velvet Hammer

보이지 않는 장벽, Invisible barrier

Velvet Hammer
남자처럼 터프하게 굴지 않으면서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맡은 임무를 완성하는 여성 리더
최빛(전혜진 배우)은 출세지향적인 여장부 타입이다.
온갖 편법 써 가며 입신양명 지향주의자는 또 아니다.


[Gender Role 固定觀念]

라떼는 말이야 - 한창 이곳저곳 면접 보러 다녔던 대학교 졸업반 시절, 취준생들 사이에 족보처럼 돌려 보던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가 있었다. 면접 보는 시기에 한창 떠들썩한 정치,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찬반 토론 형태의 면접, 너에 대해 궁금한 게 많으니 알려다오 식의 개별 심층 면접 등 면접 보는 방식이 참 다양하였다.


그 당시 면접 단골 토픽 중 하나가 성차별, 성평등, 역차별 관련 성(性)에 대한 것이었다.

전형적인 남초 산업 메카인 건설사에서 신입 공채 최종면접 볼 때 어김없이 이 질문을 받았다.

“입사하면 윗사람들한테 커피 타 줄 수 있어요?”

하아, 내가 저 아저씨들 커피 심부름하려고 아등바등 공부한 건가? 현재라면 성차별 의도 질문한 무개념 갑질 회사로 낙인찍히며 포털에 기사 도배감이었을 테지. 실망감을 뒤로 한채, 임원들로 구성된 면접관들한테

“당연히 타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팀 막내로서 해드리는 것입니다. “

아주 당차게 그리고 연한 회심의 미소를 짓자 면접관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거뜬하게 합격하였다.

참고로 그분은 내가 속한 팀의 총괄 임원이었다. 커피와 담배 심부름을 하던 동기 오빠들과 달리 나에겐 단 한 번도 시킨 적이 없었다. 무례하지 않는 당돌함이 마음에 들어 제대로 잘 키워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Glass Ceiling
직급이 높을수록 여성이 줄어드는 것
Glass Cliff
기회는 주지만 실제는 마치 절벽에서 추락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저명한 남성의 명성을 실패로 더럽히지 않기 위해 희생양으로 지명한 여성을 선택
우태하(최무성 배우)는 최빛을 악용하여 구차하게
목숨 부지하려는 찌질하고 덩치값 못하는 인간형



[보이지 않는 장벽, Invisible barrier]

신입 2년 차 때 운 좋게 베트남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해외 현장 방문할 생각에 설레던 찰나 사수가 던진 한마디, “현장은 죄다 남자뿐이야. 너 한 명을 위해 회사가 돈 써가며 여자 화장실을 새로 만들어야겠어?”

그러고 나 대신 베트남 출장을 가셨다.

시스템 설계를 위해 가셨는데. 빈 손으로 돌아왔다.


회사 업무의 시작과 끝은 항상 너구리굴(옥상) 통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 담타(담배 타임)와 퇴근 후 술 한잔 없이도 나만이 가진 순도 100% 전문 기술과 기획 추진 역량을 인정받고 싶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십몇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관행은 존재하고 있다.

‘여자’라서 안된다라는 제약은 거의 사라졌지만-치사하게 화장실 가지고 업무 방해하지 않는 정도, 아니면 흘러간 세월만큼 나도 모르게 자체 필터링 기능 장착하여 저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만큼 스스로 성장하였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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