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하고 생긴 변화들(1)
수영을 시작한 지 벌써 1년 10개월이 되었다. (박수)(함성)
운동을 싫어하던 내가.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던 내가. 땀 흘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어쩌다가 수영에 빠져 자발적으로 1년 넘게 운동을 하게 되었을까? 지금도 신기할 따름이다.
수영을 시작하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좋은 변화도 있었고, 나쁜 변화도 있었다.
좋은 변화
(1) 체력이 늘었다
수영을 시작한 처음 몇 달은 25m를 한 번에 갈 수 없었다. 숨이 차고 팔다리가 엉키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멈추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영을 하면 체력이 늘어났음을 쉬지 않고 얼마만큼 갈 수 있는지로 알 수 있다. 처음엔 25m의 절반, 몇 달 뒤 25m, 50m, 100m 등 점점 쉬지 않고 갈 수 있는 길이가 늘어났을 때 체력을 체감할 수 있다.
(2) 더 이상 위장병으로 고통받지 않는다
수영을 시작한 이유는 한의사가 내 체질에 수영이 맞다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안 믿었었는데 진짜였다.
재수생 때 생긴 이유를 알 수 없는 위장병은 정말 오래도록 나를 괴롭혀왔다. 위가 딱딱하게 굳어서 앉을 수도 누울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게 아픈 이 병은 정말 나를 미치게 했다. 위가 정한 정량보다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아프고, 기름진 걸 먹어도 아프고, 매운 걸 먹어도 아프고,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자세가 불량하면 아프고, 특정 음식을 먹으면 아프고 등 정말 툭하면 아파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였다. 어떤 약도 듣질 않아서 육군자탕을 먹거나 내과에 가서 수액을 맞아야 진정이 되던 이 병은 수영을 시작한 후로 사라졌다. (종종 증상이 나타나긴 하나 진경제를 먹으면 진정되는 정도로 변했다.)
수영은 다른 운동과 달리 피가 위장으로 쏠리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수영이 나를 살렸다. 더 이상 아프지 않아서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