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하고 건강한 간식
feat. 내일 먹을거리 정하기
26/Dec/2022
오늘 밤 9시 반, 비건으로서 놀랍게도 처음으로 내 손으로 직접 자른 생당근과 오이를 곁들여 간식으로 먹었다. 오이는 아주 약간 신 맛이 나면서도 그 특유의 수분 덕에 목말랐던 나는 무의식적으로 오독오독 계속 오이를 씹었다. 당근의 달콤함은 오이의 신맛을 잡아주었다. 조그마한 당근 한 개와 통통한 오이 반 개를 사각사각 먹는 그 시간이 즐겁게까지 느껴졌다. 자극적인 소스나 양념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이 이렇게나 맛있을 수 있다니!
오이와 당근을 먹고 빈 그릇을 씻고 나서는 선반에 있던 나쵸 종이봉투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읽던 책을 마저 읽으면서 짭조름한 나쵸를 와그작와그작 씹었다. 아 짜다. 아까 그 오이랑 당근이나 더 썰어올걸. 이렇게 생각한 것 치고는 나쵸를 꽤나 많이 먹었다.
내일 점심에 다양한 맛의 후무스를 사러 나갈 예정인데, 당근이랑 오이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겠다는 생각에 침이 고였다. 삼일 째 아침 토스트에 곁들여 먹던 비건 치즈는 이제 보내줘야겠다. 두부는 아직 뜯지 말고, 오늘 떡볶이에 듬뿍 썰어 넣어 먹었던 양배추나 마저 끝내야지. 앗 어제 저녁으로 오븐에 로스팅해 먹었던 호박 두 조각도 남아있는데. 그럼 내일은 양배추랑 호박을 둘이 같이 쪄 먹으면 되겠다!
빨리 먹어치워줘야 할 것 같은 반쪽 남은 브로콜리는... 괜히 아깝다고 먹다가 또 식중독 걸리겠지. 걔는 버리자. 아 음식물 쓰레기 나오는 거 정말 싫은데. 진짜 아깝다. 앞으로는 좀 계획적으로 식단을 미리 생각해서 재료를 사야겠다. 슈퍼에 가는 건 귀찮지만 신선한 야채를 위해서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사 와야겠다.
호주 데일리 라이프 & 비거니즘 콘텐츠 업로드: @genevieve_jiw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