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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evieve Oct 20. 2023

해외에서 일 구하기- 이력서

호주 회사 퇴사, 반년 간 여행, 재취업

https://brunch.co.kr/@genevieve/82

호주 남쪽에 있는 애들레이드(Adelaide) 여행을 마지막으로 나의 여행은 마침표를 찍었다. 친구와 즉흥으로 발리 여행까지 갈 뻔했으나 내가 일정이 생겨 가지 않았다. 사실 연이은 장기 여행에 약간 질리기도 했고 다시 일하고 싶은 욕구도 올라온 상태였다.


이력서를 최근 포지션까지 포함해 업데이트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에 있는 내 프로파일에 올렸다. 오래간만에 둘러보는 구인구직 사이트. 나는 가장 잘 알려져 있는 Indeed와 Seek 두 군데를 사용한다.

이 두 사이트는 잡 공고가 많이 올라와 있지만 지원자도 그만큼 많다. 몇 회사는 특정 포지션에 몇 명이나 지원자가 몰렸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경쟁률이 낮으면 뽑힐 확률이 높겠지만 나는 일을 구하는 데 있어서 확률은 아예 배제한다. 어차피 도움이 되는 것도 없고 지원자가 몇 명이나 몰렸든 내가 제일 잘해버리면 면접관은 나를 뽑을 것이기 때문이다.




면접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이력서를 넣어야 하는데, 염두에 둔 것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조급해지지 말 것. 나는 일을 잘하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인재다. 많은 회사에서 나를 원할 것이다. 내가 딱히 끌리지 않는 회사이거나 원하는 조건이 다른데 부른다고 가지 말자. 이렇게 스스로 되뇌며 당장 눈앞에 취직 기회가 온다 해도 이성적으로 잘 따져보자고 마음먹었다.


두 번째, 원하는 직무 / 내가 잘하는 직무에 지원하자. 여러 회사에 다녀보며 내 성향과 즐기는 업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잡 공고에 디스크립션을 읽어보고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만 지원했다. 몇 개월마다 이직을 할 것도 아닌데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나에게 있어서는 디자인 일의 독립성, 효능감이 느껴져야 했다. 한 가지만 하는 업무가 아니라 여러 가지 올라운더로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잘 맞았다. 나에 대해 잘 알아야 옮겨가는 곳에서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원하는 분야에 지원하자. 꼭 회사를 다녀보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이유 없이 끌리는 분야가 있다. 나에게는 패션이 그랬다. 그래서 호주에 온 첫 해에 패션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했었다. 그리고 인테리어/건축 쪽도 일하는 것도 즐거웠던 걸 보면 나에게는 심미적인 것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지원할 분야는 패션, 주얼리, 인테리어 세 가지로 좁혔다.




엄마는 내가 잘 알아서 한다는 이유로 구인구직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같은 건 잘 묻지 않는다. 부담이나 걱정을 얹어주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엄마와는 일이 주에 한 번 짧게나마 전화를 하는데, 일을 구하던 기간에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일 몇 주 빨리 시작하겠다고 아무 데나 이력서 뿌리지 않을 거야. 내가 원하는 분야에 나랑 연봉이 맞는 곳만 골라서 지원하고 그중에서도 골라서 갈 거야.’


말이 씨앗이 된다고, 그 후 나는 여러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고 정말 골라서 가게 된다.


호주 데일리 라이프 & 비거니즘 콘텐츠 업로드: @genevieve_ji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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