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속 추억과 작은 소동
가족과 떠난 느린 시간들(13화)
모래 사막에서 한참을 놀고 나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한 모래바람 때문에 예쁜 표정
짓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모래를 파고 다리를 묻는 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부드러운 모래의 촉감이 마음에 들었는지 깔깔대며 신나게 즐겼다.
잠시 후, 어른들이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이곳에 도착했다. 네 시간 동안 투어를 하느라 모두 피곤해 보였다. 나조차도 사막을 오르느라 힘이 들었는데, 감기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분들은 더욱 지쳤을 것이다. 간단히 사진을 찍은 후, 어른들은 먼저 리조트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혹시 투어가 기대에 못 미쳤나?' 걱정이 스쳤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구름이 끼어 기다려도 일몰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감기로 인해 체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컸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 그렇게 정리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씻고 난 후 저녁 6시에 어제 갔던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오늘은 버터 갈릭 생선구이를 추가로 시켜 보았는데, 버터와 갈릭의 고소한 풍미가 생선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부드럽게 퍼졌다.
식사하며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두 재미있었고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중간에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혹시 드셨냐고 여쭤보았다. 그런데 어른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라고 하셨다. 순간 당황스러워 업체에 연락해 보았다.
업체 측에서는 기사들이 어른들에게 반미를 권했고, 그 순간의 사진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른들은 먹을지 물어본 적조차 없다고 하셨다. 아마도 기사들이 어른들이라 말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반미를 빼돌린 것 같았다.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고 나는 '이미 지난 일이니 괜찮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다.
'기사가 문제지, 업체 담당자는 잘못이 없다. 물론 중개업체로서 기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은 있지만, 다른 업체보다 10만 동 저렴했던 걸 감안하자.' 사소한 일로 여행의 즐거운 기분을 망치는 것이 더 손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식당에서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소리를 냈다.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이미 여러 감정이 얽힌 상태에서 정신이 산만해졌다. "좀 조용히 해줘."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장난을 쳤다. 결국 순간적으로 짜증이 나서 화를 내고 말았다. 아이들은 시무룩해졌다.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나는 콘서타(ADHD 치료제) 효과가 떨어지는 시간대였고, 여러 가지 상황이 한꺼번에 몰려오니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차라리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나면 그런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 이 방법을 계속 되새겨서,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떠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저녁을 먹으며 어제 방문했던 마사지숍에 예약을 했다. 오늘은 여섯 명이 함께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아내도 함께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등에 물집이 생겨 리조트에서 쉬기로 했다.
오후 7시 30분, 마사지숍에서 보낸 7인승 택시가 도착했다. 어제 한 번 다녀온 길이라 그런지 오늘은 더욱 짧게 느껴졌다.
어제 마사지를 받았던 사람들은 핫 오일 마사지를 선택했다. 외삼촌과 외숙모는 스포츠 마사지와 베트남 전통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핫 오일 마사지는 뜨겁게 데운 오일을 발라가며 진행되었는데, 처음에는 덜 아플 줄 알았지만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마사지사가 근육의 뭉친 부분을 지속적으로 눌러 풀어주려 했고, 통증을 참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시원하기는 했다. 하지만 어제의 마사지가 더 만족스러웠다고 모두들 의견을 모았다. 가격 차이는 단 3만 동이었지만, 만족도 차이는 10만 동 이상이었다.
마사지가 끝난 후, 경연 삼촌이 계속 망고 이야기를 하셔서 마사지숍 직원에게 망고를 파는 곳을 물어보았다. 직원이 바로 옆 가게를 추천해 주었다. 가서 보니 1kg에 3만 동으로, 크기가 살짝 작아 저렴한 듯했다. 5kg을 구입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포멜로도 함께 샀다.
다시 택시를 타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이미 곤히 잠든 상태였다. 아내에게 화상약을 발라 준 후, 나도 피곤한 몸을 눕히고 깊은 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