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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Sep 24. 2023

To.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아직은 골프 칠 여유가 없어요'

나도 골프를 늦게 시작한 편인데 친한 사람들에게 골프 치자고 꼬드길 때 한결같이 듣게 되는 말이다. 나도 골프를 모를 때 그렇게 생각했으니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회사에 중고 스포츠카를 자주 바꿔 타는 사람이 있어 물어봤는데 술 마실 돈으로 좋아하는 하면서 산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내가 한참 술 마실 때는 월 100만원 술값으로 지출했던 적이 있다. 정말 많이 마시던 때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술 마시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 회식 때 가끔 마실뿐 일부러 술자리를 찾아다니지 않는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생각해 보니 혼자 백패킹을 다니던 때부터였던 것 같다. 시간 날 때마다 전국방방곡곡 다녔는데 장비도 사야 하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야 해서 의외로 비용이 만만찮게 드는 취미였다. 

제일 먼저 줄인 것이 바로 술값이었다. 백패킹에서 골프로 갈아타면서 핸드폰도 알뜰폰 요금제로 바꾸는 등 쓸데없이 지출되는 생활비를 곳곳에서 찾아냈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 돈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집에만 있으면 병원비만 더 나가는데 건강하게 사는 게 돈 버는 거라고 다들 하는 말이다.


골프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대한민국 골프 인구 1,000만 명 시대. 시간과 돈이 없어서 엄두도 못 낸다던 골프를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드디어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된 걸까? 갑자기?


내가 생각하는 이러한 변화는 골프에 대한 람들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환경이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중제 골프장이 많이 생겨서 누구나 골프를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골프채널을 통해 쉽게 배울 수도 있다. 더 이상 골프가 가진 자들의 사치스러운 놀이도 니고,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한 마녀사냥 도구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내가 해본 운동 중에 골프만 한 운동이 없었다고 100번이라도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여유롭게 거닐며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고도의 집중력과 짜릿한 손맛은 말이 필요 없다.

요즘 내 생활에서 골프를 빼면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의 매일 골프 연습을 하고, 매주 라운드를 한다. 내가 골프 홍보를 잘해서일까? 여유 없어하던 직장동료들 라운드를 다니고, 골프 동호회까지 만들어 즐겁게 지내고 있다. 소문난  그만한 이유가 있듯 골프도 대중화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오감을 즐겁게 하는 스포츠로 골프만 한 운동 없었다. 


시각: 탁 트인 대자연, 푸르른 잔디와 나무 그리고 바다

청각: 자연의 소리(물, 바람, 새, 개구리, 풀벌레...)

후각: 정신까지 맑게 하는 산뜻한 공기와 풀냄새

미각: 입을 즐겁게 하는 그늘집  한 잔

촉각: 드라이브 손 맛지~


이 모든 것이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골프라면 가능하다.


즐거운 일 하면서 살기로 계획한 은퇴 이후 삶의 중심에는 골프가 있다. 전문 스포츠인이 은퇴하면 전혀 다른 삶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스포츠의 사회화'를 위해 지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많다.  비록 얼마 되지 않은 구력이지만 조금씩 실력을 쌓아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다면 영 불가능한 것도 아닐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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