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엄마, 아빠들 응원합니다.
최근 자주 보는 채용앱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글을 보았다. 아이를 낳고 아이가 아파서 육아휴직을 쓰려고 하는데 회사에서 이를 부정적으로 여긴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정말 현실적인 문제에 한숨이 나오려는 순간 그 밑에 댓글들이 보였다.
그중 댓글에는 '나 같아도 이래서 남자를 뽑겠다. 우리는 6개월 쓰는 것도 서로 눈치 보면서 쓰는데 1년 쓴다고 하면서 원래 자리가 바라고 있는 것은 욕심이다'라는 내용이었다.(이 댓글에 공감하는 입장인가? 아닌가?)
우리나라 출산율이 0.71%(2024년도 2분기 기준)를 찍었다. 이것은 OECD 평균 출산율 1.58명(2021년도 기준)의 반도 안 되는 수치며 2.1을 인구 유지로 치니 얼마나 심각한 수치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사회적 인력이 없어지는 것이며 노령화가 심각해지고, 경제적으로는 내수시장이 수축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출산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이 분명하다.
출산율이 줄어든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느끼는 부분은 여전히 뿌리 깊은 인식적인 부분이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돌보는 일은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치우쳐 저 있으며 그 결과 고민을 털어놓은 여성의 글과 같이 사회에서 아이가 없었더라면 겪지 않아도 될 부담과 고민들을 하게 된다. 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소수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상황을 주변사람들로부터 듣고 본 다음 세대의 사람들은 아이를 낳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나 자신으로부터의 절단'을 경험하는 공포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년간 쌓아온 자신의 커리어, 생활, 정체성에서 자신을 내려놓으라는 하나의 사회적 폭력이 주로 여성에게 가해지며 상황적으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육아휴직 쓰는 건 좋지만 왔을 때 원래 자리를 보장해주지는 못해요.'
'육아휴직을 쓰면서 원래 자리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지.'
'육아휴직하면 그 일은 누가 일해요?'
'회사는 뭐, 자원봉사해요?'
커리어는 한 사람의 생존 수단이자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사회적 정체성을 찾아가며 자존감을 쌓아간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은 알겠지만 부서이동은 어떤 부서인지에 따라 커리어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를 낳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회적 행동이며 사회가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짊어저야 할 책무이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엄마, 아빠로서 한 생명을 양육하기 위해 짊어져야 할 책임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경제적, 사회적 압력들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당연히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너무 좋은 복지와 문화를 갖추고 있는 회사들도 많지만 소수이다. 이제 가정을 이루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결혼할 '여유'가 되고, 양육할 '여유'가 되는 소수의 특권이 되어가고 있는 듯한 모습에 씁쓸해진다.
개개인이 너무 힘들고 예민한 시절이다. 스스로의 아픔과 이득에 몰두해 있으며 사회 또한 그것을 격려하는 듯하다. 그러나 일부러라도 조금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현재로서는 이게 유토피아일지도...)
누구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서로를 바라보는 개복치가 되기를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