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어요 왔어 비염이 왔어요
가을과 여름의 밀당에서 드디어 여름의 후덥지근한 더위가 물러나고 햇볕은 따갑지만 한 층 가벼워진 공기의 가을이 다가왔다.
그리고 가을과 함께 이 녀석도 같이 왔다…
개복치의 몸은 환경의 변화를 기가 막히게 파악한다. 왜 이다지도 여름이 길까라는 불만이 무섭게 어느덧 늦은 가을의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자마자 코를 훌쩍이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죽어라 덥다고 했는데 이제는 추울 일밖에 없다니.. 올여름이 유난히 더웠던 탓에 겨울이 되어도 여름이 그리울 거 같지는 않다만 겨울이 너무 춥지는 않기를 바라본다. 기온이 조금 낮아지자마자 차가워지는 발과 으슬으슬한 몸 때문에 주섬주섬 수면양말과 두꺼운 이불을 꺼냈다. 벌써부터 이러면 또 어떻게 다가오는 겨울을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보내긴..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마음을 채우고 겨울이 오면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에 감 쌓여 따뜻한 어묵국물과 붕어빵을 먹으며 계절을 보내겠지…
가끔 4계절이 있는 한국에 살면서 수시로 바뀌는 계절과 온도차이에 힘들기도 하지만 계절마다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이 그 묘미가 아닌가 싶다. 올 가을과 겨울은 또 어떤 이야기로 계절을 채울지 기대가 된다.
비록 선제적인 방어선을 무너트리며 찾아온 감기로 가을을 시작하지만…
모두 건강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하길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