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번지다
해산
지금 오후예요? 저녁이에요?
시간이 나뉘는 기준이 궁금한 너에게 저녁은 여섯 시부터라고 답했지
오후와 저녁의 사이
소녀의 혼돈을 먹고 자라 선명해진 꿈이
해를 비껴가 물색없는 노을과 만나버렸어
반가이 손잡고 싱긋 달려 나가기엔 하늘이 낮아
지그시 누워 생각에 잠겨
노을이 짙을수록 밤도 가까울까?
보지 못하고 이루지 못했던 꿈들이 비석이 되어 반짝이는 밤하늘
사라진 꿈의 애도는 멈추지 않아
천천히 번져보자, 노을과 어깨동무하고 걷기 시작한 꿈의 결심
밤의 비석으로 남더라도 발갛게 번져보자 마음먹은 날
오후인지 저녁인지
몇 시인지 묻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