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엄마, 아빠 저를 낳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조용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엄마와 아빠는 제 말을 끝까지 믿어주세요.’
13살의 네가 어버이날 편지로 전한 말, 13년 5개월을 살더니 믿어달라고 했지
-너 이제 엄마, 아빠한테 거짓말하면 안 되겠네?
-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믿어달라는 말 내 말을 곧이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니 알아들어 달라는 말 ‘태어나게 해 주셔서’라거나 ‘낳아주셔서’라고 써야 하지만 주어에 따른 단어 선택이 여전히 어려운 내 진심을 믿어달라는 말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당신들만은 알아달라는 말……
네가 받고 싶은 믿음이 궁금해
믿는 게 뭘까? 오랫동안 나를 믿어주고 있는 분의 태도는 알지 그래서
캐묻고 싶은 말은 너의 방 앞에서 멈춰
너의 공기가 휴식할 수 있게
매일 아침 노력을 결심한 너의 표정에 고개를 끄덕이며
너의 바닥이 되어주려
어쩌면 지금 주고 있는 걸 끝까지 지켜달라고 한 건지도 몰라
태어난 지 13년, 필요할 때마다 찾기 힘든 물건 같은
‘영원’의 뜻을 알아버렸구나
너와 자주 산에 가야겠어 산, 바다, 하늘, ……
믿음을 공유한 곳곳에 나를 대신할 영원을 심으러
가정의 달, 슬기로운 사랑과 소비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