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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접시 위에 담긴 공존의 미학
탕수육을 주문할 때면 어김없이 찍먹과 부먹의 논쟁이 따라온다.
소스를 부을까, 아니면 찍어 먹을까.
바삭함을 지킬까, 소스의 깊은 맛을 더할까.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가 아쉽다.
그래서 반반을 나누었다.
절반은 소스를 부어 촉촉하게, 절반은 따로 두어 바삭하게.
각자 입맛대로 즐기되,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선택.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 다르듯, 살아가는 길도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빠르게 나아가고, 누군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누군가는 변화를 좇고, 누군가는 익숙함 속에서 숨을 고른다.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의 걸음으로 어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엇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음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한 접시 위에서도, 부먹과 찍먹이 함께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