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하기 전에 사이버 노가다부터

광고를 하기 전에, 고객이 사용하던 기존의 서비스보다 훨씬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단순히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기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 과정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2가지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첫 번째, 미용실 근무 후기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용사는 지금까지 직장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습니다. 미용사 커뮤니티에서 구인구직 이야기를 주고받긴 했지만 고민 상담에 가까운 내용이라 특정 미용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유저 본인이 근무한 미용실에서의 경험 및 평가를 솔직하게 작성하고 다른 유저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유저가 근무 경험을 작성하거나 미용실을 평가를 하는 행위 자체가 어색할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온보딩할 수 있도록 신경썼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글자를 읽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최대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채도가 낮은 색을 선정하여 웹페이지를 디자인했고, 원하는 미용실의 정보만 골라볼 수 있게 검색 및 필터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두 번째, 헤어 모델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미용사는 모객 목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카카오톡 오픈채팅, 당근 등 여러 채널에 헤어 모델 구인 포스팅을 하고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스케줄을 잡습니다. 헤어 모델에게 커트, 펌, 염색, 스타일링 등의 미용 서비스를 제공한 후 촬영한 결과물을 모객 활동에 활용합니다. 헤어 모델은 머리를 무료로 할 수 있어서 좋고 미용사는 포트폴리오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아 서로 win-win인 것이죠. 미용사는 가능한 한 예쁘고 잘생긴 헤어 모델을 구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헤어 모델 희망자의 연락을 무시했다가 헤어 모델 희망자가 미용사에 대한 불만을 SNS에 올려 미용사가 뭇매를 맞는 상황이 종종 생기는 걸 보고, 미용사가 헤어 모델을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헤어 모델을 할 의사가 있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모으고 유저가 헤어 모델의 프로필과 조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이 서비스는 일종의 미끼 서비스로, 헤어 모델 서비스로 유입된 유저에게 근무 후기 공유 서비스를 노출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좌) 미용실 근무 후기 공유 서비스 (우) 헤어 모델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