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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조바르 May 19. 2024

2. 원조교제 소녀

만나게 되는 인연은 어떤식으로든지 만나게 된다. 그게 운명이다.

1004호 벨이 울리자 정호는 현관으로 가서 출입문에 귀를 바짝 붙이고 복도 상황을 살폈다.

딩동딩동

“누구세요?”

1004호에서 젊은 남자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가늘게 들렸다.

“하얀색 나이키 모자….”

소녀는 머뭇거리다가 마치 간첩 접선이라도 하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후 철컥하며 1004호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 찾아요?”

젊은 남자는 걸쇠를 걸어둔 채 문을 조금 열고 소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혹시….”

“누구 찾냐니까요?”

“검은색 나이키 아니에요?”

젊은 남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봐, 학생.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누굴 찾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쪽이 찾는 사람 아니니까 가 봐요.”

그리고는 문을 쾅 닫아버렸다. 소녀는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정호는 얼른 문을 열고 나가서 소녀의 손을 낚아챘다.

“아악. 뭐에요?”

소녀가 당황해서 소리를 지르자 정호는 소녀의 입을 막고 1004호 맞은편 1014호로 소녀를 끌고 들어갔다.

“나야, 검은색 나이키. 안심해도 돼.”

정호의 말에 소녀는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정호의 손을 떼 내며 뒤로 돌아 정호를 쳐다봤다. 정호는 검은색 나이키 모자에 흰색 마스크, 알이 넓은 사각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뭐에요? 1004호라고 했잖아요.”

소녀는 조금 전 젊은 남자에게 당한 창피함을 그대로 갚아주려는 듯 쏘아붙였다.

“미안해. 내가 워낙 안전빵이라. 어쩔 수 없었어. 대신 오늘 잘만 해주면 100만 원 준다고 약속했잖아.”

소녀는 100만 원이라는 소리에 다시 고분고분한 약자로 돌아왔다.

“먼저 씻으세요.”

“아니, 그 전에 할 일이 있어.”

“아, 또 뭔데요? 뭐가 그리 복잡해요?”

“두 개만 하면 돼. 일단 핸드폰 내놔 봐.”

“핸드폰은 왜요?”

“핸드폰 전원을 꺼.”

소녀는 괜히 핸드폰을 찾는 시늉을 했다. 청바지 주머니를 뒤지다가 가방을 열었다가를 반복했다.

“이러면 곤란해. 빨리 핸드폰 꺼내서 내가 볼 수 있게 전원을 꺼.”

소녀는 고개를 살짝 떨구더니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껐다.

“이제 됐어요?”

“잘했어. 이제 하나만 더하면 돼.”

“빨리 말해요.”

정호는 탁자에 올려 둔 수면용 눈가리개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걸로 눈을 가려.”

“아저씨 변태예요?”

“아니. 네가 내 얼굴을 보는 게 싫어서 그래. 안전을 위해서지.”

소녀는 100만 원을 생각하며 눈가리개를 착용했다. 정호는 소녀의 손을 잡고 침대로 이끌었다. 소녀를 침대에 걸터앉게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약속한 100만 원은 꼭 줄게. 대신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돼. 한 가지 분명한 건 난 변태가 아니란 거고, 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내가 나간 후 100만 원은 네 거라는 거야.”

“알았어요. 빨리해요.”

소녀는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정호는 1시간을 꽉 채울 계획이 있었다.

“지금부터 네 두 손을 침대 기둥에 가볍게 묶을 거야. 날 믿어. 널 다치게 하지는 않을 거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소녀는 정호가 하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어떤 식이든 1시간이 지나면 100만 원을 버니까.

“아저씨. 이런 거 처음이죠?”

정호는 소녀의 손을 침대 기둥에 묶으면서 그녀의 말에 조금 놀랐다.

“그건 왜 물어?”

“아저씨 지금 손 떨고 있잖아요. 하하, 완전 쫄보 맞네.”

“쓸데없는 질문은 안 하는 거로 하자. 난 안전한 게 좋아. 그거면 돼.”

“손을 묶어서 뭐할 건데요? 보이지도 않게 해놓고 뭐할 건데요? 말 안 하면 제가 불안해하지 않을까요?”

소녀는 당당했다. 정호가 손을 떠는 걸 느낀 후부터였다. 정호 입장에서는 소녀가 안심하는 것 같아서 덩달아 마음이 놓였다.

“그래. 말해줄게. 나는 네 두 손을 묶고 반항하지 못하게 만든 다음에 먼저 바지를 벗길 거야. 바지만. 그다음에는 네 셔츠를 벗길 거야. 팔을 뺄 수 없으니까 풀어헤쳐 놓고 바라볼 거야. 다음에는 깃털을 사용해서 네 몸 구석구석 간지럼을 태울 거야. 네 몸속으로 들어가는 거는 너의 반응을 보고, 네가 준비되었다고 신호를 보내면 그때 들어갈 거야.”

“호호호. 킥킥.”

소녀는 하얀 치아가 드러나도록 크게 웃었다. 귀여웠다.

“재밌네요. 계속해봐요.”

정호는 소녀의 청바지 단추를 풀었다. 오른손이 떨려서 왼손바닥으로 팔을 비빈 후 다시 지퍼를 내렸다. 자크가 벌어지면서 하얀 팬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소리가 컸던지 소녀는 가볍게 또 웃었다. 정호의 두 손이 소녀의 청바지를 바나나 껍질 벗기듯이 잡아당겼다. 무릎까지 내린 후 두 가랑이 끝을 잡고 벗겼다. 어린 시절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피리를 만들던 생각이 났다.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처럼 소녀의 속살도 가지런히 물이 올라 있었다.

“다음은 셔츠를 벗긴다.”

정호는 자기도 모르게 친절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 참 재밌는 분이다. 순진한 거예요?”

“아니, 네가 눈을 가렸으니까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해서 말하는 거야.”

소녀는 가슴을 위로 내밀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떨구면서 호흡이 조금 빨라졌다. 무딘 정호도 소녀가 무장을 해제하고 경계심을 완전히 풀었다는 게 보였다. 소녀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작지만 봉긋 솟아있는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정호는 셔츠를 완전히 풀어헤치고 소녀의 몸을 바라봤다. 소녀의 몸은 신이 조각한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 멋져. 진짜.”

“…….”

소녀는 대답 대신 가볍게 몸을 뒤틀면서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호는 소녀의 브래지어 밑으로 손을 넣었다. 탱글탱글한 젖꼭지가 부풀고 있었다. 양손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문지르자 소녀의 호흡이 점점 빨라졌다. 브래지어를 위로 걷어 올리자 아직 덜 여문 꽃봉오리가 청량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번에는 입술로 애무해줄 거야.”

“알았어요. 이제 말 안 해도 돼요. 흑, 그냥 해요.”

정호의 입술이 소녀의 젖꼭지를 가볍게 물고, 혀로 두어 번 터치하자 소녀의 몸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소녀는 느끼고 있었다. 아니 하나가 되어 즐기고 있었다.

정호의 손이 소녀의 팬티로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정확하게 그 찰나에 객실 복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객실 문을 발로 차면서 문을 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정호는 하던 짓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맞은편 1004호 문을 발로 차는 소리였다.

“문 열어! 안에서 원조교제 하는 거 다 알고 왔어. 빨리 열지 못해? 내 여동생을 꼬드겨서 원조교제를 해! 빨리 문 열어!”

정호의 예상대로였다. 그러나 소녀는 듣지 못했다. 눈가리개를 가린 후 혹시나 해서 헤드셋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정호의 동작이 멈추자 소녀가 말했다.

“계속해줘요. 멈추지 말고.”

이제 소녀는 본능의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몸짓이 아니라 느끼기 위한 몸짓으로 바뀌어 있었다. 정호는 소녀의 헤드셋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음악 계속 듣고 있어. 급한 연락이 와서 전화 한 통하고 다시 하자.”

그리고 일부러 헤드셋 볼륨을 높여주었다. 소녀는 가라앉는 흥분이 아쉬운 듯 퉁명스럽게 알았다고 했다.

정호는 문 앞으로 가서 바깥 상황을 파악했다. 1004호 젊은 남자가 걸쇠를 걸고 문을 조금 열자 복도의 두 남자가 한 명은 문을 닫지 못하게 잡고 있고 한 명은 무언가로 위협을 하는 것 같았다.

“문 열어. x 새끼야. 다 알고 왔어. 죽여버린다. 이 씨 x 놈이 내 동생을 꼬드겨서 지랄하고 있네.”

1004호 젊은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디서 개뼈다귀 같은 새끼들이 지랄이야. 여긴 아무도 없어. 딴 데 가서 알아봐. 별 미친놈들 다 보겠네.”

“뭐라고 이 십 xx가 죽으려고 환장했네. 너 내가 경찰에 신고하고 콩밥 먹인다.”

“어린놈들이 뭐 할 일이 없어서 기둥서방 노릇 하고 있냐? 내가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그대로 있어. 도망가지 말고.”

1004호 남자는 문을 닫아버렸다. 복도에 두 남자는 다시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정호는 자기가 저런 상황을 당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잠시 후 경찰이 오고 복도의 두 남자에게 영업방해 신고가 들어왔다며 경찰서까지 동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 남자가 소리쳤다.

“경찰 아저씨, 이 방에 내 여동생이랑 원조교제 하는 놈이 있다고요. 그것부터 먼저 해결해주셔야죠.”

경찰은 잠시 서로 쳐다보더니 1004호 벨을 눌렀다.

“경찰입니다. 잠시 문을 열어주시고 조사에 응해주셔야겠습니다.”

1004호 문이 열렸다.

“아, 경찰이시군요. 잘 오셨습니다. 아까부터 저 두 놈이 원조교제니 뭐니 하면서 문을 발로 차면서 소동을 피우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카운터에 요청했어요. 경찰 불러달라고요.”

“일단 문을 좀 열어주시죠.”

경찰의 단호한 말에 1004호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두 남자는 경찰보다 먼저 “현경아.”라고 소리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이 제지할 겨를도 없었다. 그런데 1004호 안에는 젊은 남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분명히 1004호라고 문자까지 확인했는데….”

경찰은 두 남자 손에 수갑을 채웠다.

“당신들을 업무방해죄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조사는 경찰서에서 할 테니까 가시죠.”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된 거라고요. 저 새끼가 벌써 원조교제하고 딴 데로 빼돌렸다고요. 내 동생 찾아야 한다고요.”

“아, 그러니까 자세한 건 경찰서 가서 이야기하자니까요. 계속 이러시면 공무집행 방해죄가 추가됩니다.”

경찰이 두 남자를 수갑 채워 현행범 체포하자 1004호 남자는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러자 경찰이 문을 잡으면서 말했다.

“객실 투숙객이시죠. 손님께서도 경찰서에 같이 가셔서 조서 작성에 필요한 증언을 해주셔야 겠습니다. 신고자로 되어 있고요, 저 사람들이 주장하는 원조교제 부분도 조사가 필요합니다. 잠깐이면 되니까 같이 가주시죠.”

“제가 왜 가요? 전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리고 전 지금 여기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갈 수 없습니다.”

“수사 업무상 조사에 응해주셔야 합니다. 잠시면 되니까 같이 가시죠. 이분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판단할 게 있으니까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진짜 원조교제라도 했다고 의심하는 건가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같이 가주시죠. 잠깐이면 됩니다. 협조해주시죠.”

1004호 젊은 남자는 알았다고 말하며 따라나섰다. 정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동을 부린 남자들이 다시 찾아오거나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난처한 상황이 생길 것 같았다. 정호는 다시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는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든 모양이다. 움직임이 없이 쌔근쌔근 코 고는 소리까지 들렸다. 복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정호는 소녀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다시 채웠다. 그리고 청바지도 다시 입혀 주었다. 소녀가 잠에서 깨어 궁금해하며 물었다.

“아저씨, 뭐해요? 안 할거에요?”

“그래. 안 할 거다.”

“아씨 x, 뭐래? 그럼 100만 원은요?”

“그건 약속한 거니까 줄게. 대신 하나만 물어보자. 대답해줄 수 있지?”

“안 할 거면 이거 풀어주고 말해요. 눈가리개도 벗겨주고요.”

정호는 흰 마스크에 검은색 나이키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한 다음 소녀의 팔을 풀어주었다. 소녀는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눈가리개를 벗어 던졌다.

“뭔데요? 빨리 물어봐요. 나도 바쁜 몸이니까.”

정호는 소녀의 두 팔을 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너, 나쁜 놈들한테 협박당하면서 원조교제 하는 거 맞지?”

소녀는 정호가 잡은 두 팔을 뿌리치면서 말했다.

“내가 몸을 팔든 말든 아저씨가 뭔 상관인데?”

정호는 다시 소녀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아저씨가 도와줄게. 그놈들 소굴에서 빠져나와.”

“아저씨, 나하고 살림이라도 차리게? 웃기시네. 아저씨 돈이 그렇게 많아?”

소녀의 본색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녀의 본능은 착함에 뿌리를 두고 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공포와 두려움에 뿌리를 둔 생존 본능이 마구 울부짖는 모양새다.

“일단 지낼 만한 곳부터 내가 알아봐 줄게. 핸드폰도 새로 개통하고. 놈들이 널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거야. 그러니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하고 널 찾지 못하게 만든 다음, 네 꿈부터 다시 찾아보자.”

소녀의 눈빛이 동요하고 있었다.

“내가 아저씨를 어떻게 믿어요? 난 뭘 해주면 돼요?”

“나도 홧김에 원조교제를 해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정신이 번쩍 든다. 대신 위험에 처한 널 보고도 그냥 간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도와줄 테니까 수렁에서 빠져나오자. 나 안전한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객실 번호도 다른 거로 알려주는 걸 보면 알잖아.”

소녀는 정호의 눈을 바라봤다. 그런데 선글라스 때문에 눈동자가 희미하게 보였다.

“아저씨가 얼굴을 공개하면 아저씨 말 들을게요.”

“아니 그건 안돼. 내 얼굴이 보여지는 건 안전하지 않아. 그냥 날 믿어. 내가 너한테 못 할 짓 한 거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거로 생각해.”

“하지도 않았잖아요. 돈 주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정호는 지갑에서 5만 원짜리 20장을 꺼내 소녀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네가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도와줄 테니까 해보자.”

소녀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생각만 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경찰서에서 조서 작성이 끝나면 아마 훈방 조치되면서 풀려날 거야. 그러면 다시 호텔 근처에서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겠지. 우선, 이 호텔부터 벗어나자.”

소녀는 대답 대신 눈물을 떨구었다. 정호는 소녀의 손을 잡고 호텔을 나섰다. 몇 살인지, 이름은 뭔지, 부모님은 있는지, 어쩌다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꿈은 무엇인지…, 자신이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지, 조금 전까지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짐승 같은 자신의 본능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1004호 젊은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정해진 약속 시각에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     

1004호 젊은 남자는 경찰을 따라 호텔 로비를 걸어갔다. 마침 백수정이 호텔로 들어서며 서로 마주쳤다. 경찰 2명과 10대 후반에서 20대로 보이는 수갑찬 두 남자, 그리고 상철이 조화스럽지 못하게 무리를 지어 나오고 있었다. 수정은 호텔 로비 주변을 둘러보고 상철 옆으로 다가가서 속삭이듯 말했다.

“상철씨, 무슨 일이에요? 지금 어디 가는 거에요?”

"1004호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 갈게요. 여기 객실 키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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