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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하게 박희도 Mar 23. 2024

박희도 시(詩) 51편 - 당신은 바다를 아는가

'​그들의 마음에도  ​거센 파도가 치는 바다가 있다는 것을'

당신은 바다를 아는가


자기 몸집보다 더 큰 리어카를 가지고

매일, 우리 동네를 돌아다니는

폐지 줍는 할머니가 계신다.


오늘은 어떤 녀석들이 지나가다가

할머니에게 끌려가는 묵묵한 리어카에

자신이 마시던 페트병을 툭 던져두고 가더라.


나의 할머니도 한때 허리를 두드려가며

폐지를 주우러 다니셨지.


너희는 아는가.

굽은 허리를 다시 굽어가며

누군가에게 전하고픈 미안한 사랑을 줍는다는 것을


너희는 아는가.

그 거친 손으로 주운 폐지는

어느 고운 아이 손으로 전해지는 희망이라는 것을


너희는 아는가.

그들의 마음에도

거센 파도가 치는 바다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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