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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May 20. 2024

그냥 계속 당신이랑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을 했어.

[드라마] '눈물의 여왕'(2024)

퀸즈그룹 재벌 3세이자 퀸즈 백화점 사장인 홍해인(김지원).

시골 용두리의 이장집 아들인 백현우(김수현).

퀸즈 백화점의 법무팀에 입사하게 된 현우와 그곳에서 인턴생활을 하던 해인은 서로에게 반하게 되고, 그렇게 신분을 초월한 세기의 결혼을 하게 된다.

오직 ‘사랑’만이 유일한 결혼의 이유였다.


하지만 임신했던 아이의 유산과 여러 가지 차이들로 인한 갈등 속에서, 사랑만으로 시작했던 결혼 생활은 서서히 금이 가고 있었다.

결혼 3년 차.

더 이상 이렇게 남남같이 지내는 부부 사이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현우는 해인에게 이혼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해인은 자신이 기억 소실 증상을 동반한 뇌의 희소병, ‘클라우드 세포종’을 앓고 있다고 현우에게 말한다.


앞으로 살날은 겨우 3개월 남짓.

이 이야기를 들은 현우는 ‘이혼’이 아닌 ‘3개월만 버티자!’의 마음으로 해인 옆에 있기로 한다.

하지만 점차 증세가 악화되는 해인을 보며 그렇게 해인이 안쓰럽고 안타까울 수 없다.

더불어 현우는 혼란스럽다.

이것이 사랑인지, 단순한 걱정인지.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모르겠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현우는 해인에게 더 다가갈 수가 없다.

해인 역시 그런 현우의 마음을 알았을까?

그런 현우의 마음에 실망일지, 체념일지 모르겠는 마음으로 홀로 독일로 치료를 받기 위해 떠난다.


아픈 해인이 혼자 떠나고 나서야 현우는 깨닫는다.

해인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라고.

독일로 날아가 해인을 찾은 현우는 말한다.


현우: 너 나한테 결혼하자고 하면서 뭐라고 그랬어. 나 눈물 나게 안 한다며, 너만 믿으라며.
근데 나 너랑 결혼하고 진짜 많이 울었거든.
운전하다가도 울고, 세수하다가도 울고,  세차장에서도 울고.
각방 쓰니까 그건 좋더라. 자다가도 울 수 있어서

해인: 그땐 그냥 당신 꼬시려고 아무렇게나 말한 거지.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현우: 그렇게 결혼했으면 네 옆에 내가 있어야지

해인: 누가 있지 말래?
난 네가 내 옆에 있길 바랐다고.  혼자 있기 싫었다고.  언제나 그랬다고.

현우: 미안해, 미안해 정말.

해인: 집에 가자.
멀리 오면 있을 줄 알았거든.
기적처럼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라든가, 슬픔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든가.
없던데...
그냥 계속 당신이랑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을 했어.
눈물의 여왕_5화


그렇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 현우와 해인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둘 사이에는 그 어떤 고비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로 결국 둘은 이혼을 하게 되고,

그 무렵, 해인의 집도 은성의 계략으로 망한다.

그런 해인과 해인의 가족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던 현우는, 자신의 시골집으로 해인과 처가 식구 모두를 데려가 함께 지낸다.

그곳에서 현우와 해인은 이혼한 듯 이혼 아닌 신혼 같은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현우에게 독일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수술을 해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병원의 연락이었다.

하지만 후유증으로 지금까지의 기억 모두를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자신과의 기억 모두를 잃게 되어도 해인이 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현우였다.

하지만 해인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현우와의 기억을 잃은 채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그렇게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얘기한다.


해인: 당신이 주신 내 인생을 돌아보면 소중한 건두 가지뿐입니다.
사랑했던 기억과 사랑받았던 기억. 이걸 다 잃어버릴 수는 없어요.
날 살려달라고 빌지 않겠어요.
그냥 이 기억들만은 온전히 가지고 떠날 수 있게 해 주세요.

현우: 내가 미안해, 내가 미안해.


해인: 나한테 이러지 마.
자꾸만 살고 싶게 하지 말라고.
나는 널 알아볼 수도 없게 될 거라고.
난 다른 사람이 될 거라고.

현우: 네가 나한테 하나도 안 반하고, 나를 못 본척하고, 별로라고 하고. 그래도 나는 네 옆에 있을게.
약속했잖아. 땡빚이 있어도 그보다 더한 게 있어도 네 옆에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너도 여기 있어 제발.
떠나겠다 그런 기도 좀 하지 마. 이루어질까 봐 불안해 미치겠단 말이야.


눈물의 여왕_14화


현우의 설득과, 자신이 죽으면 현우가 얼마나 피폐한 삶을 살게 될지 느끼게 된 해인은 결국 수술을 받는다.

그리고 해인의 기억은 역시나 다 사라졌다.

해인이 수술을 받는 동안 은성의 농단으로 현우는 살인죄 누명을 쓴 채 구치소에 가게 되고,

기억을 잃은 해인에게 가족들 그리고 현우에게서 분리시키는 은성으로 인해

현우를 단단히 오해하는 해인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우여도, 해인의 마음은 단 한 번도 현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그리고 해인 대신 은성이 쏜 총까지 맞는 현우를 보며 더없는 사랑을 느끼게 되는 해인이었다.

아직도 모든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과거의 현우가 떠오르면,

그 기억은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임에 행복한 해인이었다.

그렇게 서로를 여전히 사랑하는 현우와 해인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우와 해인의 ‘사랑’ 이야기이다.

‘눈물’의 여왕이라는 제목답게 매회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격정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결국은,

현우가 해인을 사랑하는 마음.

해인이 현우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본 슬픈 멜로 이야기이자, 아름다운 로맨틱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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