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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Oct 31. 2023

가을날의 백일홍

배롱나무 꽃 

백일동안 핀다고 

백일홍이라는 화려한 만큼이나

부귀의 꽃말을 가진 꽃


뜨거운 여름을 

해만큼이나 붉게 물들이고 

벌들이 너도 나도 몰려와서 

윙윙거리며 노닐던 꽃


오뉴월 장대비에

꽃이 떨어져 

길을 발갛게 수놓고

가던 이의 마음을 멈추게 하던 꽃


이제 가을이 되니

나뭇잎도 꽃 잎도 떨어져

엉성한 나무의 이빨 빠진 꽃잎을 보니 

예쁘게 화장한 할머니 얼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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