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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9. 2021
LES'PICK #2
레즈들이 추천하는 여성서사
| 누가 누구를 구한다고?!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작업복은 여자가 입어야지!
고스트버스터즈는 다른 여성 히어로물과는 달리 성적대상화가 없는 의상을 입고 있으며 다양한 외형을 가진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또한 네 명의 주인공들이 물리, 과학, 기계 등 여성이 소외되어 왔던 각종 분야의 전문가로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여성 히어로들의 우정과 금발미남 비서
고스트버스터즈는 전통적인 남성 히어로물에 등장하는 ‘멍청한 금발미녀’와 이를 구해주는 남성 히어로 구도를 완전히 뒤바꿨다. 또 히어로물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로맨스는 등장하지 않고 여성들 사이의 우정과 팀워크만이 돋보일 뿐이다. 절친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여성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에게 SF가 필요한 이유
가부장제를 부수고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여자들에게도 여성혐오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SF는 다채로운 모습의 여성이 주류인 사회를 과감하게 그려낸다. 현실과 다른 세계를 목격한 여자는 이후 자신이 주인공이 된 세계를 만들어나갈 추진력을 얻게 된다. 앞으로 여성서사를 담은 SF 컨텐츠가 많아질수록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앞당겨질 것이다.
글 | 자몽, 하이볼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우리는 연결된다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다르지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들
여자는 다른 여자를 보며 공동의 운명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낀다. 서로의 삶이 닮아 있기에 본능적으로 서로를 알아 보게 된다는 의미이다. 소설 속 희원 또한 20여 년 동안 찾지 못하던 감정과 생각들을 처음 마주한 이의 글에서 발견하게 된다. 남학생에게 은근히 무시당하는 강사나, 면접관 전원이 남성임을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어떠한 부연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 알지 않나요, 평범한 이야기잖아요.”
여성의 삶이 여성의 언어로 설명될 때
자신의 삶을 온전히 서술하는 데 겪는 어려움은 모든 여성이 필연적으로 겪는 일이다. 가부장제에서는 여성을 검열하거나 대상화하는 언어만 있을 뿐, 여성이 스스로의 경험을 말할 언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같은 경험을 한 여성만이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나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발견했고, 나는 그 행복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던 종류의 감정이라는 걸 가만히 그곳에 앉아 깨닫곤 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가부장제에 저항하다 좌절을 겪어본 여자는 자신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성으로서 견뎌낸 삶은 그 자체로 다른 여자의 세상에 틈을 만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틈 사이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은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더 나아갈 용기로 이어진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여자들은 연결되고, 나아가고, 변화하는 것이다.
글 | 자몽
| 여자들의 마법세계로 초대합니다
드라마 <꼴찌 마녀 밀드레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