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부터, 뉴욕 #4
버젓이 놓인 조각상보다
얘기하고 맛보는 살아있는 얼굴들이
더욱 작품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취향의 문제일까요?
아뇨, 그건 순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의외의 순간들,
발견의 순간들,
여행에서만 적립할 수 있는 순간들.
그런 걸 발견할 때 기뻐요.
그냥 쉬러 나온 미술관 정원에서
자작나무들이 액자처럼
사람들을 예쁘게 담아내는 장면 같은 거.
우리, 스나이퍼처럼 장면을 겨냥하고 다니진 말아요.
그냥 무언가 발견하면
‘와!’ 하고 기뻐하자구요.
여행에선 그럴 수 있잖아요.
문은 꼭
손잡이가 달려있어야
네모난 모양이어야
경첩이 달려있어야
문일까요?
생각해보면
열 수만 있다면
모든 건 문이에요.
그리고 열어두느냐 닫아두느냐 하는 건
나에게 달려있어요.
문, 열어두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