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노헤노모헤노, 모래는 나의 무대 놀이 파도 엄마 눈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 속 피사체 되기

by 슭에 의하여

하얀 모래사장 위, 끝없이 사람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누군가 하늘 위에서 이곳을 내려다본다면 다양한 조개껍질 혹은 나뭇조각 아니면 각양각색의 돌멩이 정도로 보일까요. 나도 여기 있습니다. 엄마 아빠 누나 형 동생도 있습니다.


아빠의 작은 접이식 카메라, 얇고 검은 상자 너머로 엄마의 기모노가 펄럭입니다. 아버지의 우산이 믿음직하게 우리의 공간을 지킵니다. 그는 중절모를 쓴 멋쟁이 신사입니다. 웨스턴 부츠는 햇볕을 쐬며 쉬고 있고 아기는 모래 바다를 헤엄치고 있어요. 언젠가 이곳은 설원이 되어 검은 고양이와 겨울을 추억하기도 했으며, 누나에게 눈부신 봄을 남겼답니다.


“너는 어떤 역할이 되고 싶어?” 멋쟁이 신사가 된, 아니 원래부터 신사였던 우리 아빠가 물었어요. 나는 어젯밤 집에서 그려온 가면으로 대답을 대신했어요.


이곳에서 나는 그저 사람입니다. 아기가 웃듯이 웃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내일을 이야기하며,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기록하고, 울고 싶을 때는 흑과 백 사이로 뛰어들어 헤노헤노모헤지*, 오늘의 파도를 먼 훗날 나의 아빠와 다시 찾기도 하는 헤노헤노모헤노**.


그저 사람입니다. 끝도 없이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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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말 할 시간 있으면
책을 읽어라


책 읽을 시간 있으면
걸어라 산을 바다를 사막을


걸어 다닐 시간 있으면
노래하고 춤춰라


춤출 시간 있으면
입 다물고 앉아 있어라


경사스러운
헤노헤노모헤노
독자 여러분


- 헤노헤노모헤노, 나나오 사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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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노헤노모헤지: 일본의 말장난이자 문자장난, 사람의 얼굴을 띰

**헤노헤노모헤노: 수많은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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