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받고 싶지 않은 마음

자유롭고 싶은 마음

by 탄고

제 이야기를 곰곰이 듣고 있던 친구가 너는 아무래도 예술을 해야겠다 아니면 혼자 일하거나, 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회사에는 마땅히 지켜야 하는 질서라는 것이 있고 일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업무 포맷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규칙, 업무 지시, 피드백 등이 오게 되면 답답한 마음이 뒤따랐습니다. 같이 고민을 나누던 동기들은 원래 회사가 다 그렇죠 뭐. 이래라저래라 듣기 싫은 게 정상이에요, 라며 저를 위로해주었지만 이 답답한 마음을 가라앉혀주지는 못했습니다.


비단 회사에서만 느끼는 감정이 아닌 것을 깨달은 건 바로 교회에서였습니다.

'내일은 특별히 성탄절 기념 예배가 있으니까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나와주세요. 기념 모임이 따로 있어질 예정이에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지시로 인해 내가 그렇게 따라야 하는 상황을 못 참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속이 꼬인 건가?, 요즘 내가 짜증 나는 일이 많은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MZ세대의 안 좋은 예가 바로 나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 등의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워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은 늘 바쁘셨고 몸이 많이 편찮으셨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 집과 내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것은 나는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불과 10살의 나이였습니다. 안방에서 쉼 없이 들려오는 부모님의 마른기침 소리는 제 기관지를 조여 오는 것 같았고, 퇴근 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는지 깊게 내쉬는 한 숨은 제 마음을 철렁 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의 감정으로 제 감정이 결정되어왔습니다. 타인의 감정으로 인해 제 감정과 태도가 결정되어오다 보니 제가 느끼는 감정과 의사는 뒷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기에 억눌려 왔던 감정은 답답함으로 짜증으로 억압으로 마음에 쌓여왔던 것입니다. 이제는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작은 것 하나라도 내 뜻대로 내 의사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고 싶은 마음에서인 것입니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많은 어려움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챙겨주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표현해오지 못했다면 지금 바로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상황 속에서 한결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물어봐주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에게 미운 마음이 들고 화가 난다면 혼자 있는 공간에서라도 충분히 화를 내고 짜증을 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잘못된 감정이라고 자책하지 않도록, 또다시 참으며 내 안에 쌓이지 않도록 내보내 주어야 합니다. 왜 나는 지금 상대방이 이렇게 미운 걸까?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인데?


물론 누군가 객관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았을 때 화를 낼만한 상황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지금 느끼는 내 감정을 계속 표현해가다 보면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정하는 건 더 이상 타인이 아닌 내가 될 수 있습니다. 내 감정을 참고 내 의사를 무시한 채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나는 지금 이렇게 느끼지만 그냥 그렇게 따라줄게, 라는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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