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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지 Oct 06. 2021

나의 '치'향

치즈 모험기

프랑스 사람은 평균적으로 1년에 약 15kg의 치즈를 먹는다고 한다.

마트에서 흔히 파는 손바닥 만 한 치즈 한 덩어리가 약 150g 정도이니, 1년에 그 만 한 치즈를 100개 정도 먹는 셈이다. 처음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프랑스에서 생활해보니 거뜬히 먹고도 남을 양이었다.

치즈를 좋아하는 나는 낭트에 오기 전부터 최대한 다양한 치즈를 맘껏 맛보고 오리라 다짐했다. 언제나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면 새로이 도전할 치즈를 신중하게 골라 매일 치즈 모험을 떠났다. 어떤 날에는 그날 구매할 치즈에 대해 공부해 가기도 했다. 그런 나를 보고 같은 기숙사에 살던 친구는 '치즈끈이 길다'고 말했다.

(넓고 얕은 치즈 모험을 택한 나와 달리 이 친구는 오직 부라타 치즈만을 고집하며 부라타 외길 인생을 걸었다. 그 길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익숙한 모차렐라, 까망베르, 체다치즈부터 부라타, 블루, 고다, 브리, 콩테 등등 생소한 치즈까지 참 많은 종류의 치즈를 맛봤다. 시장보다는 마트에서 파는 치즈를 먹어서 그런지 충격적인 맛은 없었지만 치즈의 맛이 이렇게나 다양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꽤 많은 종류의 치즈를 맛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종류의 치즈에 도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나름대로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덕분에 나의 치즈 취향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매일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는 와중에도 꾸준히 재구매해 먹었던 내 마음속 1위 치즈가 있다.

바로 '카프리 데 디유(Caprice des Dieux)'치즈. 한국말로 천사의 변덕이라는 이름을 갖고있다. 크리미하지만 향과 맛은 강하지 않아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프랑스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치즈라고한다. 한국에서도 꽤 입소문을 탄 모양인지 와인 파는 곳이나 온라인 마켓에서도 구매가 가능한데 현지와 가격차이가 꽤 커서 한국에서는 거의 먹지 않고 있다. 아니 먹지 못하고 있다.

나는 빵이나 과일, 크래커와 함께 먹기 좋은 부드러운 연성 치즈를 선호하는데 대표적인 연성 치즈로는 까망베르, 브리 그리고 카프리 데 디유 등이 있다. 만약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사의 변덕'에 도전해보길!


치즈 대장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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