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지 마세요
여기 매일 열리는 가면무도회가 있다.
단 한 가지 중요한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가면을 꼭 써야 하고 가면 뒤의 모습을 궁금해하지 말아야 한다.
회사에는 회사에 맞는 가면을 쓰는 거라고 한다.
난 회사가 가면무도회의 이름이란 것도 모르고 가면 없이 참석했다.
내 표정, 감정은 감출 수 없었고 상대방의 가면 위에 그려진 어쩌면 거짓일지도 모르는 표정에 진짜 메시지를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 때론 상대의 화려하지만 날카로운 장식물에 얼굴에 상처가 생기기도 했다.
나는 평상시 나란 사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고 그래서 많이 상처를 받기도 했다.
난 웃고 있는 가면을 쓰기로 했다. 진짜 나는 감정의 파도에 몸을 맡겨도 회사의 나는 슬퍼도 화나도 미소란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 가면을 만들어 쓴다는 것은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했다.
진짜 ‘나’와 가면을 쓴 ‘나’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회사에서 듣는 부정적인 말들은 진짜 ‘내’가 아닌 회사의 ‘내’가 감당해야 한다. 진짜 나를 향한 말들이 아니기 때문에 상처받을 필요도 없다.
단지 퇴근할 때 쓰고 있던 가면을 후련하게 벗고 나오면 된다.
프로페셔널: 적절한 가면을 쓴다는 것의 다른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