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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Breeze Sep 15. 2023

기다림의 연속

‘불확실’이란 이름의 ‘하이라이트‘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엘리베이터도 기다림

지하철과 버스도 기다림

게임 예약 구매의 기다림

기대하는 영화 개봉의 기다림

관심 있는 사람의 연락의 기다림

큰 거래가 달려 있는 비딩 결과의 기다림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의 합격 여부에 대한 기다림


가벼운 것부터 무게감 있는 것까지 뭐가 이렇게 기다리는 게 많은지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두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 짧은 기다림은 참을 수 있지만 아마 쌓이면 한 시간은 더 잘 수 있는 시간은 되고도 남을 거다.

너무 긴 기다림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결과에 행복회로를 돌리다가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어서 낙담하기도 한다.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서 나가떨어질 것 같다.

이때는 또 평소 잘 가던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는지 답답하다. 그렇게 여유가 생기면 쉬고 싶어 했으면서 막상 쉴 시간이 되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만큼 간절해서 그렇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으니까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렇다.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면 회복하기 어려울 테니 기승전결에서 스킵만 눌러 ‘결’만 보고 잔잔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데 ‘전‘에서 멈춰 진전이 되지 않는다.

이야기에서 ‘전’이 갈등이 제일 치고 올라와 가장 재밌는 구간인데 정작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난 즐기질 못하고 있다.


결과의 드라마틱함을 위해,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위해 느리게만 가는 시간 일분일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본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내가 원하는 그 일의 결과가 ‘죽음’ 일지 ‘삶’ 일지 상자가 열리기 전까진 알 수 없지만 들뜨면 들뜨는 대로 현실감각을 느낄 땐 느끼는 대로 왔다 갔다 하는 이 기분을 즐겨본다.

메마른 현실에서 잠깐의 상상에 행복해하는 것도 재미있는 이벤트가 될 테니까. 그리고 불안한 감정은 내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의연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


약간의 아쉬움도 최선을 다해 후회가 없는 것도 이미 내 손을 떠나 공은 던져졌으니 판단은 하늘이 하겠지.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그것만으로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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