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탐탁지 않은 신 건가요?
아직 결혼 초기인 그녀에게 시부모님은 어렵고 불편한 존재였다.
또한 대화의 주제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것 중에 하나가 시어머니에게 요리법을 물어보는 거였다.
시어머니와 가깝게 지내고 싶고 같은 여자로서 그리고 똑같이 큰 며느리로서의 삶을 살았던 친정 엄마가 떠올라 그녀는 시어머니의 삶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측은지심'을 갖고 있었다.
하루는 그녀가 식탁에서 시어머니에게 처음 본 나물에 대해 물었다.
시어머니는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해 주었다. 이렇게 정막이 흐르던 식탁에 대화를 이어가려 했다.
이때, 시아버지가 말을 꺼냈다.
"일주일 동안 여기 와서 시집살이하면서 엄마한테 반찬을 배워."
"......"
'웬 시집살이? 저런 말을 왜 하지? 요즘 누가 시어머니한테 요리를 배워? 친정엄마도 있는데,,'
"요즘 인터넷 보면 다 나와요." 시어머니가 실드를 쳐주었다.
(시어머니도 귀찮지 않았을까? 그녀는 추측해본다.)
그렇게 그 순간이 지나갔다.
시아버지의 시집살이 타령은 한 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다음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었는데, 이번엔 이렇게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일주일 동안 근무 끝나면 와서 한 시간씩 요리 배우고 가"
'종종걸음으로 8시간 근무하고 한 시간 거리의 아직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불편한 시집에서 한 시간 요리 배우고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내뱉는 걸까?'
‘내가 하는 일(직업)에 관심은 있는 걸까?’
‘내가 맘에 안 들어서 그런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시지...’
도대체가 그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발언에 그녀는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시어머니도 아닌 ‘시아버지와의 고부갈등’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때 남편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상황에선 남편이 나서 주는 게 가장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왜냐고? 남편의 부모니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는 알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때 그는 그저 입 다물고 있는 게 전부였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아버지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 같은 남편을 말이다.
그 시집살이 타령이 결국은 그녀의 결혼 생활을 파국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시집살이하라는 그런 말을 툭툭 던지는 건 어떤 심리였을까?
돌이켜보면 아마도 먼가 며느리가 탐탁하지 않아서이지 않을까라고 추측해 본다. 솔직히 '시집살이'란 말을 들었을 때 드는 느낌은 그렇게 유쾌하진 않다.
왠지 조선시대 눈물바람 콧물 바람 흘리며 시부모의 눈치를 보며 사는 그런 모습이 연상되지 않을까?
시집살이란 단어를 듣고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시집살이를 하란 건 탐탁지 않은 며느리를 고쳐보겠다는 의미가 들어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나중에 시부모를 모시고 밥상을 차릴 며느리에게 요리를 가르쳐야겠다는 큰 그림이 있었을 지도...
전편에서 얘기했듯이 '말' 은 중요하다. 또한 그 말 안에 담긴 상대에게 전달될 '단어 선택'도 중요하다.
잘못된 단어 선택으로 인해 사소한 오해와 감정의 상함이 차곡차곡 쌓여갈 수 있으니까...
'며느리(자칭 가족)’라고 하여 필터를 거르지 못한 말을 툭 던지기보다는 밖에서 남의 딸을 대하듯 예의를 지켜준다면 좀 더 이상적인 시월드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Cover Photo from 웹툰 '며느라기' [ⓒ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