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Vaccination)
결혼 허락이 떨어지기 전의 일이었다.
어느 날 꿈속에 몇해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나오셨다.
어느 마을을 헤메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는데 길가에 세워져 있던 리어카를 발견하였다. 그 곳에서 하얀 바지 저고리를 보고 이거는 머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 문득 화면이 바뀌고 화면 가득 외할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생전에 살아계실 때 처럼 동그랗고 살이 포동하신 얼굴에 하회탈처럼 주름이 잔뜩 진 얼굴로 환하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예방접종 맞어."
얼마 뒤, 엄마에게 외할머니 꿈얘기를 하면서 그녀는
"아마도 이건 결혼할때 맞아야하는 예방접종을 말하신거가봐~"라며 신기해 했다.
엄마는 "차라리 로또를 사지~" 라면서 응대하셨다.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 어느 날, 친구들에게 이 꿈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친구중 한명이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그건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너가 더 좋은, 너랑 맞는 사람을 사람을 만나게 된다 뜻 아닐까? 미리 한번 예방접종 맞으란 말이잖아"
그 말을 들으며 "하하하 해석하기 나름이네, 그 말도 일리가 있는거 같아" 그녀는 웃음을 터트렸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을 때 독감에 걸린 것처럼 비슷한 증상을 겪는다. 이렇게 한 차례 앓고 나면 그 뒤에 면역력이 생기며 독감을 이겨내게 된다.
아마도 한 번의 아픈 경험을 통해 보다 더 단단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상처로 인한 두려움 보다는 단단한 면역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만남을 갖기를 바란다.
한번의 실패를 겪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혼을 '결혼의 실패'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러 번의 사업을 실패한 사람과 한 번의 이혼을 겪은 사람 중 사람들은 누구에게 더 야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을까?
후배가 이런 말을 했다. 결혼을 준비하는데 어디에 물어볼데도 없고 메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결혼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줄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말이지만, 이혼을 결혼의 실패라기 보다는 '나답게 살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라고 생각되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볼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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