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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현 Oct 25. 2021

8. 청구항, 청구항, 청구항

: 제품차별점 하나하나가 바로 특허청구항

선행기술조사 결과에 따라 또한 그에 대비한 차별구성의 개수에 따라 청구항의 개수가 결정됩니다. 하나의 명세서에는 여러 개의 청구항이 있을 수 있는데, 대략 청구항 하나에 기술적 특징(UTP) 하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발명;1명세서, 1기술적 특징; 1청구항입니다.


이때 구성요소 완비의 법칙을 유념하면서 신중하게 청구항을 만들어 나갑니다.


구성요소 완비의 법칙이란 간단히 요약하면 하나의 청구항은 하나의 완성된 발명이라는 법칙입니다. 즉, 청구항을 이루는 구성요소 전부가 결합될 때 그 청구항이 보호받고자 하는 하나의 발명이 완성된다는 의미입니다.


특허 구성요소 완비의 법칙은 3가지 원리로 드러납니다.


첫째, 신청인은 보호받고자 하는 발명을 재현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구성으로 청구항을 작성해야 합니다. 더해도 안되고 덜해도 안됩니다.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필수적인 요소로만 구성해야합니다.

특허란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한편 발명을 공개해서 널리 공중이 재현해보고 더욱 개선하여 장차적으로 산업발전을 꾀하기 위해 있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신청인에게는 명세서는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이 중 권리를 설정하는 부분인 청구항은 명확하고 필수불가결한 것으로만 작성해서 설정할 권리를 명확하게 선언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청구항이 없어도 그만인 불필요한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거나 실제로 구현해보니 어떤 구성 하나가 없어서 재현이 안되도록 기재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특허들이 그렇습니다.


불필요한 구성요소를 포함하면 권리가 좁아지는 것이고, 구성이 없어 재현이 안된다면 불명확한 발명으로 등록되더라도 무효가 되거나 권리행사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충실하게 청구항을 구성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청구항과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분리한 특허법의 발상이 흥미로운데, 명세서에서 길게 묘사하고 있는 총체적이고 관념적인 발명을 추상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인이 권리를 설정하겠다고 ‘선언’한 청구항에 명확하게 기술된 것만 보호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두번째,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 전부를 실시해야 특허권의 보호범위에 속한다는 원리가 도출됩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 전부가 실행되어야 원하는 효과를 내는 발명이 재현가능할 것으로 신청인이 주장하고 선언한 것이므로, 그 구성 전체를 실행해야 특허침해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구항의 발명이 A+B+C의 3가지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면, 제3자의 침해기술이 이 3가지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해야 특허권 침해를 주장해볼 수 있습니다. 신청인이 특허권을 설정하면서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죠.


청구항이 수많은 구성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일부는 부가적인 요소로 그 구성이 없어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이 자명한 경우라면 해당 구성은 제외하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만, 원칙적으로는 하나의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 전부를 실시하는 때만 특허침해를 물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번째 원리가 도출됩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요소 일부를 바꾸면 등록특허 침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등록특허의 청구항 구성이 A+B+C로 되어 있다면, 이를 변경하여 A+D+C로 신청하거나 실시하면 선등록특허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습니다.


물론, B를 D로 변형하는 것이 그 업계에서 매우 쉽고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침해가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만, ‘판단’은 좋지 않습니다. 명확해서 판단할 일이 없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3가지 원리를 유념하면서 최소한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로만으로 구성된 청구항 하나와 (독립항), 거기에 부가적인 요소들을 더해 새로운 효과를 내는 여러 개의 청구항(종속항)으로 권리범위를 설정합니다.


구성요소 중 변형이 쉽고 흔한 요소가 있다면 발명의 상세한 설명 등에 여러 가지 요소로 변경한 경우의 실시예를 다양하게 기재하고 가능하면 청구항에서는 그 구성은 상위개념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무줄보다는 탄성체로 기재하는 것입니다.  


각 청구항의 구성을 어떻게 잡느냐는 대단히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심사를 통과하여 등록될 수 있을 정도로 선행기술과 대비하여 충분히 다른 구성과 진보한 효과도 가져야하면서, 동시에 등록된 특허가 최대한 넓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이왕 특허등록을 한다면 그 권리가 가장 넓은 것을 원합니다. 청구항의 구성요소가 적고 차별적 특징이 적을 수록 권리는 넓어집니다.


그러나, 권리를 너무 넓게 잡으면 심사과정에서 등록이 거절당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또 등록이 혹 되더라도 등록 후 무효심판 과정에서 심사관이 찾아내지 못한 많은 선행기술을 상대방이 찾아낼 가능성도 높아지며 그만큼 무효되기도 쉽습니다.


최대한 권리범위는 넓게 설정하면서 심사는 통과할 수 있고 등록 후 무효 가능성도 줄일 수 있는 그 경계를 찾는 것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완벽한 특허란 없기 때문입니다.


선행기술조사 조차도 완벽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발견되는 게 선행기술조사입니다. 게다가 등록가능하면서도 충분히 권리가 넓고 차별구성이 하나씩 쏙쏙 들어가 있는 청구항을 작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더구나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진보성에 대한 판단이 다르므로 그 결과는 절대 미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일단 차별적 구성을 핵심포인트로 삼아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되는 최소한의 구성요소로 청구항을 만들고, 그것에 부가하여 새로운 효과를 낼 수 있는 하위 청구항들로 특허를 신청해보는 겁니다.


발명설명만 충실히 작성하면, 청구항은 심사과정에서 또한 등록 후에도 특허정정을 통해 얼마든지 보정할 기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넓게 차별구성을 숨기면서 작성했다가 심사과정에서 구성요소를 늘려서 권리범위를 줄여나가는 것이 대개의 실무입니다. 일종의 특허청과의 합의과정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명심할 것은 너무 넓은 권리를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다소 좁더라도 등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좁은 권리도 권리입니다. 권리가 아무리 좁아도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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