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운명

악연도 운명이다.

by 강나봉


* 모든 에피소드는 믿을 수 없겠지만, 실화입니다.




①. 취준생 딱지와 이별을 하게 되면서,

신입사원 연수를 가게 되었다.

정신없이 첫날을 보내고 연수 둘째 날,

그와 나는 같은 조가 되었다.

(마치 운명처럼.)



②. 각 조의 재롱잔치가 열렸고,

그는 홍일점인 내게

얼굴로 랩 뚫기를 하라며

정중히 권했다.

..................

그는 사고하는 인간임에 틀림없었다.

감동과 환희로 벅차올랐다.

높은 점수를 따내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최고의 효과를 생각할 줄 아는 그.


③. 무대에 올라,

갖은 노력과 처절한 사투를 선보였지만

랩은 슬프게도 뚫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나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④. 해산을 앞둔 하루 전날,

연수의 꽃인 극기훈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듯하게 오와 열로 누운 우리는

조교의 외침에 따라

윗사람의 발을 잡고

함께 좌로, 우로 굴러야 했다.


⑤. 이미 심신이 지친 나는

우렁찬 조교의 외침에도

손아귀 힘이 자꾸 헛돌았고,

결국 내게 발목을 잡힌 위쪽 동기는

부동자세로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그때!!!

발밑에 있던 그가

힘차게 나의 발을 잡고,

있는 힘껏 하찮은

나의 하체를 돌려주었다.

비록 분절되어

상하 대비가 극명해진

나의 신체가 완성되었지만,

그의 넘치는 배려심에

또 한 번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⑥. 그 이후로 수렁 같은

그의 매력에 빠진 나는

연애를 시작했고,

사랑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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