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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지니 Jul 18. 2024

서른 살, 인생의 전환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기

파란만장했던 20대, 나는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30대가 되면 삶의 안정감과 능숙함, 노련함, 여유로움, 평온함, 차분함 같은 단어들이 당연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또 내가 잘하는 것들이 뭔지도 또렷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른이 된 후 그 모든 것들이 다 또렷해졌냐고 하면 그렇지 않았다.


우연찮게 좋은 기회로 회사 생활을 일찍 시작해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꽤 열심히 살아왔지만, 일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운동도 하고 연애도 하고 놀기도 하며 직장인 8년 차가 되어가는 때, 한 번씩은 다 겪는다는 현타와 함께 여러 상황들이 맞물리며 진로를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왔다. 그 과정에서 난 더욱 안정감과 확고함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직장인으로서, 기획자로서의 업무 성취감 말고 내가 원하는 건 또 뭐가 있었나, 나를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했다.


물론 맛있는 음식, 어디로든 떠나는 여행, 퇴근 후의 생맥주 한잔이 또다시 내 자리로 돌아오게 했지만, 무언가가 해소되지 않았다. 자유분방한 내가 익숙함에 기대 나를 너무 방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과 마음 챙김을 위해 더욱 요가를 찾았고, 그러다 문득 요가 지도자라는 직업에까지 관심이 생겼다. 지도자 수업을 하는 요가원을 찾아보다가 곧바로 상담도 받아보러 갔다.


첫 요가원에서는 뭔가 와닿지 않았다. 섣불리 결정할 수도 없었기에 차근차근 나에게 맞는 요가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며칠 뒤, 또 다른 요가원에 가보았다. 집과 가까운 곳이었고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곳이었다. 늦은 저녁 시간, 따뜻한 차 한잔을 내어주며 요가원의 역사와 철학, 앞으로의 방향성, 나는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됐고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원장님과의 상담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그곳에서 나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급할 것도 없었지만 그 당시 나는 뭔가를 결심해내야만 했다. 함께 있어준 남자친구도 그런 나의 결심에 많은 힘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여름이 왔다. 바다도 가고 계곡도 가고 캠핑도 하고 푸릇푸릇한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여름이!! 주말 수업이기에 조금은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생겼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나의 미래를 위한 나의 선택인 것을.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들로 이 한 계절도 채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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