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외국어고등학교에 지원을 해서 외고 일본어학과에 입학하게 된 2017년 1월. 그래도 일본어학과에 가게 되었는데 일본에 미리 한 번 다녀와야 되지 않을까? 라는 핑계로 일본 여행을 계획하였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엔화가 싸지도 않았기에 큰맘 먹고 일정을 추진하였다. 그전까지 난 패키지 여행만 다녔기에 자유여행에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세미패키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숙소와 항공권 그리고 하루나 이틀은 가이드와 함께 였다. 그래서 ‘오사카, 도쿄, 나라’ 여행을 결재하였다.
자유여행 3박 4일로는 도저히 세 지역을 갈 수는 없다. 물론 지금이라면 오사카나 도쿄만 집중적으로 자유여행 가겠지만. 당시는 아직 여행경험이 많지가 않았기에.
아이들은 아빠 없이 엄마랑만 가는 해외 여행이기에 조금은 두려워 했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이 컸던 걸로 기억한다.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조차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했다.
오사카는 그야말로 한국 사람 천지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도톰보리로 나왔을 때 일본 사람보다 한국 사람이 더 많았고 가는 곳마다 한국어가 들렸다. 참 신기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일본 여행을 선호하는 것 같다.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비행거리도 사람들을 오사카로 불러 모으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사 먹었던 현지의 타코야키는 예술이었고 이국적인 거리를 걸어만 다녀도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일본 숙소는 정말 작았다. 아이 둘을 한방에 쓰게 하고 나는 따로 숙소를 잡았다. 혼자 쓰기에도 좁은데 둘이 사용하기엔 무척 좁을 듯했다. 그래도 아침 일찍 관광을 가고 밤에 돌아오기에 참을 만했다. 하지만 여행이 길어지면 좁은 숙소는 좀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쿄토는 일본 느낌이 물씬 들었다. 세 지역 중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다음에 쿄토만 따로 자유여행으로 오고 싶었다. 신규교사 시절 선생님들과 함께 갔던 후쿠오카, 벳부도 참 좋았는데 교토도 그 분위기였다. 오래된 절과 건물 등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집이 우리를 이끌었다.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오면 그 다음엔 자유시간이다.
일본의 밤거리를 자유롭게 쏘다니니까 즐거웠다. 다만 일본어가 좀 안 되는 것이 좀 아쉬웠다. 다음 여행에서는 그래도 쉬운 일상어 정도는 공부를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사슴으로 유명한 공원이 있었다. 작은 아이가 아직 어렸기에 사슴 공원을 아주 좋아했다. 나에게도 정말 인상적인 곳이었다. 패키지여행이라 짧은 시간만 머무르다 가는 것이 아쉽기 따름이다. 그 겨울 일본 여행은 우리 셋에게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