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1억 원 근처로 상승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웃었지만, 비트코인 관련해서 더 큰 대박은 주식시장에서 나왔다. 작년 한 해에만 688% 상승한 종목도 있으니 정말 대박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비트코인이 상승하면 관련 주식도 상승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리고 뼈저리게 후회하는 중이다. 특히나 아래에서 소개할 종목 중 하나는 가정의 기획재정부 장관님께 브리핑을 하고 투자 승인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하지 않았다. 지금도 주식이야기만 나오면 장관님께 영혼까지 털리며 혼나는 중이다...ㅜㅜ 관련 주식들의 상황이 어떠하길래 이리 혼나기까지 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북미 1위를 차지하는 비트코인 채굴기업으로 주가는 작년 한 해 6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2~3배 상승한 것에 비하면 정말 대박이 아닐 수 없다. 비트코인 보유량은 관련 주들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16000여 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2년 전에는 비트코인 가격 폭락, 채굴장의 정전, 파산한 채굴업체 컴퓨트 노스에 대한 재정적 노출로 분기 매출 2,840만 달러에 약 4억 달러의 손실로 존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돼 매출은 1년 전보다 9,780만 달러로 급증하고 3분기 순이익이 6,41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채굴업체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같은 양을 채굴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기도, 늘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이만큼 뛰었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역시나 반감기와 ETF 승인의 영향이 크다. 4년마다 돌아오는 반감기는 단순하게만 보면 채굴업체에게 악재이다.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2~3배 상승하기 때문에 줄어드는 채굴량을 상쇄하고도 남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거기에 비트코인 현물 ETF마저 승인되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2.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채굴 분야를 제외하면 올해 미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비트코인 관련 주식은 코인베이스로, 작년 한 해 386% 상승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거래소인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부진으로 미국 이외 거래 시간에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코인베이스의 수익과 주가는 2021년 암호화폐 거래의 전성기보다는 여전히 낮다. 그러나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사업이 안정됐다.
필자가 가정의 기획재정부 장관님께 브리핑한 종목이 바로 이것이다. 브리핑하고 투자 승인이 떨어졌던 그때가 76달러였으니 욕먹을만하다.(지금은 265달러이다.) 필자가 당시 브리핑한 이유는 코인의 가격 폭락과 각종 규제의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필요 이상으로 주식이 폭락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은 좋지 않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이상이 없었다. 코인베이스는 코인 거래를 성사시키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다만 거래량의 차이로 인해 매출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필자가 승인까지 받은 투자를 이행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매출이 너무나 떨어졌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등 기업의 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라면 뚝심 있게 투자를 했어야 하는 종목인데, 필자는 결국 안정을 택했다. 혜안이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정확히 이 시점에 코인베이스에 투자하여 엄청난 수익률을 내고 있다.
3.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작년 주가가 327%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83억 달러로 늘어났다. 1989년 기업소프트웨어 회사로 출발했으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193,000 개로 여기에서 기업 가치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평단가 31,544달러를 반영하면, 총 60억 9천만 달러의 비용으로 BTC를 인수한 셈이다.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 전도사 중 하나로 작년에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 기업의 행보는 아주 재미있다. 비트코인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상관없이 돈만 생기면 기계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보유한다. 말 그대로 비트코인을 신봉하는 기업이다. 그래서 본사업과는 전혀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코인거래소와 채굴업체 등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보다 훨씬 높은 상관관계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만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잘 안 된다면 이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정말 비트코인에 기계적으로 투자하여 가치를 올리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관련 주식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인은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자 관련 주식들이 급등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이끈 동인은 무엇일까. 크게 3가지이다. 4년마다 찾아오는 반감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연준의 금리 인상 완화로 비트코인을 둘러싼 내적, 외적 환경이 비트코인의 매력도를 높였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최소 50억 달러(6조 4,900억 원)를 넘는 미국 상장 기업 가운데 최고의 수익률을 낸 8개 주식 중 4개가 비트코인 관련 주식이다.
그러나 암호자산 관련 기업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마라톤 디지털은 거래 가능한 주식 중 23% 이상이 공매도된다. 또한 비트코인 신봉자들이 고려할 위험 요인들도 여전하다. 2022년 비트코인이 60% 이상 하락했을 때 코인베이스나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주가는 최소 74% 하락했다. 마라톤 디지털은 90% 이상 폭락했고 일부 기업은 파산했다. 하락할 때의 충격파가 다른 주식들보다 크다는 뜻이다. 여전히 워렌 버핏 같은 전설적 투자자들이나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같은 주류 금융인들에게는 아직 신뢰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매력이 있는 투자처임에는 분명하다. 아직 시장이 성장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비록 대박은 놓쳤지만 또 다른 대박이 분명 나올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관련 주식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