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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공일일공 Jan 14. 2021

25. 발 아래를 보며 걷고 있는가

100KYULI / 하늘과 구름 사진만 오조오억장

여는말: 각기 다른 분야에서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10명의 사람이 모여 매일 101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공유합니다. 10개의 질문마다 한 명씩 질문 하나를 맡아 브런치에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100KYULI 작가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100KYULI / 평소 순간순간의 일상을 기록하곤 했는데 이렇게 저를 돌아보는 글을 쓰는 건 처음이에요. 가장 사적인 다이어리조차 누군가가 볼 것을 의식해서 쓴 적이 있는데 이 101개의 질문에는 오로지 저에게 집중하며 글을 써보려 합니다.


발 아래를 보며 걷고 있는가. 제목을 보고 또 봤다. 도대체 무슨 의미의 질문인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분들의 답변을 봐도 모르겠다. 다들 각 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심오하게 풀어내셨는데 나는 그런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은 생각나는 대로 쓰고 모임에 서 다른 분들의 해석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나는 발아래를 보며 걷는 적이 거의 없다. 정면을 보고 걷고 날씨가 좋을 땐 하늘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계절에 상관없이 맑은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떠 있는 걸 보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그래서 내 휴대폰 사진첩에 있는 하늘과 구름 사진만 오조오억장. 나와 친한 사이라면 다들 나를 구름 덕후라고 부른다.


발아래는 애초에 보려고 생각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눈이 오는 날이면 꼭 한 번은 미끄러져 넘어진다. 불과 며칠 전에도 치과 진 료 때문에 압구정에 갔다가 진료 끝나고 나와보니 내리기 시작한 눈에 신나서 걷다가 미끄러지고 말았다. 압구정, 퇴근시간, 사람 많은 길에 서. 너무너무 창피해서 눈이 내리는 날엔 꼭 조심히 바닥을 보며 걸어야지 다짐했다. 


가끔은 너무 하늘만 보고 걸어도 안 될 것 같다. 발아래를 보며 평소에 하지 않던 생각도 해 보고 고민도 해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 하늘을 보며 걷는 습관이 바로 바뀌진 않지만 한번 꽈당하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어 바뀌게 된다. 


이렇게 쓰고 나니 더더욱 이 질문의 의미가 궁금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 질문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알려주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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