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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공일일공 Jan 24. 2021

29. 좋아지고 있는가

나띵 / 나를 움직이는 커피 그리고 춤

여는 말: 각기 다른 분야에서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10명의 사람이 모여 매일 101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공유합니다. 10개의 질문마다 한 명씩 질문 하나를 맡아 브런치에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1/3 정도 지난 시점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안 하던 글쓰기를 하려니 부담이 되면서도 같은 주제로 같은, 또 다른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일단 끝까지 달려보는 게 목표!


좋아지고 있다고 해야 하나, 요즘 다시 커피에 빠졌다. 카페인에 너무 예민한 탓에 작년엔 일부러 커피를 거의 안 마셨다. 여름에 마시는 차가운 아메리카노와 라떼라면 참기 힘들어도 겨울은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한파가 몰아치는 요즘 따뜻한 커피의 맛을 알아버렸다. '커피는 무조건 진하고 고소한 맛'파인데, 라떼는 따뜻할 때 고소함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한모금 넘기면 즉각 심장이 요동치고 손가락 끝까지 찌릿하게 피가 도는 느낌이 흡사 죽은 자를 살리는 기적의 수준이다.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사무직 노동자의 오후에 필수 아이템이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속 쓰리고, 잠 설치고, 예민하고 쉽게 우울해진다. 한잔의 커피에도 며칠 동안 빠르게 뛰는 심장을 보다가 수명이 단축될 것 같아서 다시 줄여야 할 것 같다. 내 영혼과 바꾼 악마의 음료여, 가끔만 만나기로 하자.


좋아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좋아진 것도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춤. '저스트댄스'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개발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타고난 몸치들도 몸을 움직이고 리듬을 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니. 춤을 춰서 남을 웃기면 웃겼지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일이 없는데, 이 게임은 동작마다 칭찬 일색에 한곡이 끝나면 최고라고 왕별을 달아준다. 오른손만 잘 맞으면 맞는 동작으로 인식해서 그렇단 걸 알면서도 신나서 다음 노래로 넘어간다. 그렇게 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췄더니 몸은 기분 좋게 나른하고 머리는 상쾌해졌다. 헬스장도 못 가고 홈트도 시들했는데, 운동삼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취미가 생긴 것 같아서 좋다. 몸을 쓰는 기쁨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사람은 역시 움직여줘야 한다.


두 가지 다 몸과 관련된 것을 보니 나에게 필요한 건 에너지인가 보다. 앞으로도 부지런히 체력을 기르고 건강해지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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