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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May 05. 2024

횡성 호수길 & 풍수원성당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연휴 시작과 주말과 5월과 맑은 날씨라는 사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진다는 것은 고속도로가 주차장이라는 의미다. 이런 시즌에 길 막히는 게 싫다면 그냥 집에 있거나 새벽 서너시에 길을 나서야 할 테지. 횡성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였지만 양평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평소에도 상습 정체 구간이므로 막힐 것은 예상해야 했다. 그럼에도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리다니, 좀 심하긴 했다. 


이번 투어의 행선지는 풍수원 성당 - 전통시장 - 횡성 호수길 - 청태산 국립공원 - 안흥찐빵마을 이었다. 여길 하루에 모두 간다니 미친 거 아냐? 지자체 보조가 나오는 투어여서 가성비가 좋지만 가는 곳이 너무 많아서 갈까말까 망설였다가 한번 눈으로 보기나하자는 심정으로 따라갔다. 


처음 간 곳은 풍수원 성당이다. 한국인 신부님이 건립한 최초의 성당으로 건물 자체도 고풍스럽고 주변도 아름다왔다. 

성당에는 미사가 진행 중이라 못들어갔고, 너무 늦게 도착해서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에 좀더 빨리 걸어다니려다가 어차피 모두 보지 못하니 느긋하게 보자는 마음으로 주변을 걸어다녔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더욱 아름다왔다. 위쪽으로 십자가의 길도 조성되어 있고 유물전시관도 있다. 

더 둘러보고 싶었으나 아쉬운 마음을 안고 버스에 올라 횡성전통시장에 갔다. 여기는 1일과 6일에는 상당히 큰 오일장이 열리고 그 외에는 상설시장이다. 오일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 갔기 때문에 크게 볼 건 없고, 시장 자체도 상당히 작았지만 그럭저럭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내가 제일 기대했던 횡성 호수길로 향했다. 횡성호수는 2000년에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주변에 트래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코스가 여러개지만 우리는 가장 짧은 5코스로 갔다. 5코스를 들어가서 조금 걸으면 A와 B로 나뉘어지는데 우리는 A 길로 갔다. 4킬로 가량 되고 1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호수길로 들어서자 눈이 시원해졌다. 역시 날씨의 역할은 어마어마 하다!

걷다보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여기저기에 있고 포토스팟도 여러곳이다.

중반을 넘어가면 산길도 나온다.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도 있어서 걷는 맛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빠듯한 일정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횡성호수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사실 이거 때문에 신청한 투어였으니까! 자, 이제 청태산 휴양림과 안흥찐빵마을이 남았는데 이미 3시 반이 넘었다. 가이드는 슬쩍 청태산 건너뛰고 싶어하는 것 같았으나 청태산을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서 그쪽으로 향했다.


청태산휴양림은 말하자면 국립횡성수목원이다. 그 안에 숙박시설도 있어서 개별적으로 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고, 사실 나도 혼자 오고 싶었지만 대중교통으로 오긴 어려워서 포기했던 곳이었다.


그곳에는 명상의 숲길과 데크길이 있다. 두 가지 길이 중간에서 만나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도 모두 걸을 수 있지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데크길만 조금 걸어봤다. 어차피 많이 못 올라가는 상황인지라 나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초록초록 나무들을 느긋하게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천천히 걸었다.   

산책하다 아래쪽을 보면 고사리를 비롯해서 여러 식물들이 사이좋게 공생하고 계곡물도 흘렀다. 

수목원은 제대로 감상하려면 개별적으로 와야 한다. 가을에 오면 더 좋겠다 싶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지자체가 지정한 곳이라 반드시 가야한다는 안흥찐빵마을에 갔다. 같이가신 분들이 연령대가 상당해서 그런지 사는 사람도 많았고, 단체로 가서 그랬는지 맛보기라면서 1개씩 주더라. 순한 맛이어서 그런대로 좋더라고. 


어쨌거나 우당탕탕 당일투어를 마쳤고, 오는 길은 예상보다 안막혀서 두 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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