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명절이 되면 고궁 및 여러 시설들이 무료 개방된다. 평소에도 입장료가 정말 저렴한 편이라 자주 가긴 하지만 들어갔다가 1시간 만에 나오면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데, 무료일 때는 잠시 들어가 눈호강만 시켜주어도 엄청난 이익(?)이라도 얻은 듯, 요즘 말로 하면 그냥 '기부니가 조커든요'인 거다.
외출 생각이 전혀 없던 날이었지만 살짝 답답한 김에 그냥 튀어나갔다. 남산 방향 버스를 탔다가 결국 들어간 곳이 덕수궁이었다. 고궁은 모두 정원이 아름답고 공기가 좋으므로 어디에 가든 상관없어서 가장 가기 쉬운 곳으로 간 것 뿐인데, 마침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주년: 지금, 잇다> 전시가 열리는 중이었다. 이번 전시는 24년 10월 13일까지 열린다.
예술원 회원작가들 가운데 작고하신 분들과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1관 2관에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방식과는 다른 작품들이 많아서 오히려 좋았다.
이런 고전적인 유화를 보게 되다니...
조각작품들도 있다.
동양 산수화도 있다. 특히 청전 이상범 선생님의 작품(아래 왼쪽)은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기증받은 작품들이나 청와대 혹은 개별 고궁에서 소장했던 작품들, 작가미상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몇 점은 처음 공개되는 거라고 했다.
어진도 몇점 볼 수 있다.
요즘 화랑이나 갤러리에서 볼 수 없는 작품들이다. 누군가에게는 유행에 뒤떨어진 구식으로 볼 수 있으나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니, 이러한 기법들이 현대적 화풍과 맞물려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소재로 하는 작품들도 좋지만, 그래도 전문 화가라면 '잘 그리는' 능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