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정제 탄수화물과 멀어지기

건강한 탄수화물과 가까워지기

by yumyum

설렁탕이 먹고 싶어 식당을 찾아가면 분말가루 맛이 나서 기분이 상해서 나온 기억이 있다. 육개장, 냉면 또한 당연히 고기를 오랫동안 우려서 만들었을 거란 생각과는 소고기맛 조미료만 나서 속이 더부룩해서 또 맛있는 디저트를 찾았다.


이미 알게 모르게 조미료에 젖어버린 입 맛의 사람들을 상대해야 된다는 이유로 조미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식당 주인들. 악순환의 연속이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음식점들은 더 뚜렷해졌다. 오히려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 디저트 집은 여전히 줄을 서서 장사가 잘되는 반면 회사 근처나 관광지는 사람들 발길이 끊겨 문을 닫는 곳이 많아졌다.


식습관을 바꾸기 전의 난 굳이 맛 집까지 찾아다니진 않았고, 맛있는 빵집과 떡집은 찾아다녔다. 식사를 한 후에도 달달한 디저트가 생각나서 케이크, 크림빵을 먹고, 과자,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우면 순간 행복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니 탄수화물 중독이었던 난, 40년 동안 습관처럼 먹었더니 살들이 밀가루 반죽처럼 늘어나고, 점점 탄력도가 떨어졌다. 피로와 무기력함, 짜증도 같이 밀려왔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좋아하던 간식을 멀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어떤 날은 스콘과 수제쿠키에 빠져서 몇 주동안 질릴 때까지 종류별로 구매해서 냉동보관 후 조금씩 먹고, 베이글에 빠질 동안은 맛 별로 구매해 슬라이스 해서 냉동보관 후 에어프라이로 돌려 먹는다.


한 동안은 통곡물 빵집을 찾아다니며 먹고, 수제 그래놀라에 빠진 몇 주동안은 맛집을 찾아다니며 종류별로 구매를 한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으면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뺐다를 반복하고, 많이 먹는 날엔 죄책감을 덜기 위해 1시간을 빠른 걸음으로 움직임을 늘린다.


아무리 1~2시간씩 매일 걸어도 나쁜 탄수화물을 먹으면 다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끊어내기가 어려워 맛은 정제된 탄수화물과 비슷하면서 몸에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대체 빵으로 찾아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성수_에르제 / 강화도_벨팡 / 경복궁_쁘띠 통

통밀빵, 호밀빵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달지도 않은 이런 빵을 먹는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았다. 처음엔 무화과나 견과류와 크랜베리가 있는 호밀빵으로 시도해보다가 겉은 바싹하고, 쫀득한 식감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예전에 부드럽고 사르륵 녹는 케이크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통밀빵은 어떻게 만드는지, 르방이 뭔지, 비건으로 만든 빵 맛은 어떤지 조금씩 입맛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바질 페스토와 바질, 래디쉬

이 전엔 흰 식빵과 모닝빵에 달달한 잼이 없으면, 무슨 맛으로 빵을 먹나 했을 정도로 잼과 버터, 달걀프라이, 우유를 먹고, 달달한 빵만 먹었다. 크림치즈도 플레인을 기본으로 바질 토마토, 무화과, 블루베리 크림치즈, 딸기잼을 기본으로 무화과 잼, 밤 잼, 오렌지 잼, 얼그레이 잼 등 종류별로 사서 여러 가지 맛을 보던 나였다. 하루에도 수많은 미디어에서 음식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것이 '진짜'인지, '상술'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기에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정보를 취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지금 현재 나의 모습은 그동안 내가 먹었던 음식의 결과물'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가공식품을 먹는 대신에 몸을 청소하는 음식으로 바꾸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샐러드에 넣는 소스보다는 달지 않고, 식재료의 본연의 맛 바질 또는 루콜라로 만든 페스토에 관심을 가지고, 크림치즈보다는 그릭 요거트나 리코타 치즈로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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