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은 지리적, 역사적으로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국가이다. 비슷하고도 다른 문화를 자랑하는 한국과 일본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는 한국/일본 여행객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도쿄, 오사카, 교토는 흔히 떠올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지만 나고야는 좀 생소할 것이다.
나고야는 일본의 중부지역 아이치현의 대표 도시이자 현청 소재지이다. 행정/산업/문화/교통의 중심지인 나고야는 여담이지만, 필자가 2014년도에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한 지역이기도 하며, 키움 히어로즈의 보물 이정후 선수가 태어난 축복받은 도시이다. 나고야에 방문한다면 꼭 먹어야 하고, 필자가 그리워하고 있는 5가지 나고야의 먹거리를 추천하고자 한다.
1.【みそかつ】미소카츠 (된장돈가스)
미소카츠는 된장의 걸작이라 불리는 ‘나고야 붉은 된장’소스를 곁들인 돈가스로 일본 융합문화의 기원지라 할 수 있는 나고야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된장돈가스’라는 단어가 굉장히 생소하고 맛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달짝지근한 된장 소스를 맛보면 의외로 거부감이 없고, 부드러운 맛에 놀라 감탄하게 될 것이다. 나고야의 음식 중 필자가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2. 【手羽先】데바사키 (닭날개 튀김요리)
치킨은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일본에서도 닭날개 튀김요리를 맛볼 수 있다. 닭의 날개를 튀기고 양념장을 바른 후, 소금, 후춧가루, 흰 깨 등을 뿌려 마무리한 요리이다. 짭조름하여 맥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유명한 데바사키 전문점 중 하나인 ‘세카이노 야마짱’은 홍콩, 대만, 태국에도 진출하여 동남아 지역에서도 방문해 볼 수 있다.
3.【ひつまぶし】히쓰마부시 (장어덮밥)
초벌한 장어에 진간장, 맛술, 설탕, 술 등을 섞은 양념을 발라 다시 한번 굽고, 잘게 잘라서 밥 위에 얹어 내오는 히쓰마부시도 나고야 명물 중 하나이다. 히쓰마부시는 그 맛도 일품이지만, 먹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여 유명하다. 보통의 장어덮밥과 달리 따로 나오는 그릇에 덜어 먹는 방식이다.
먼저, 숟가락으로 덮밥을 열십자로(十) 갈라서 4등분한다. 첫 번째 4분의 1을 덜어 내서 그릇에 담고 히쓰마부시 자체의 맛을 즐긴다. 두 번째 4분의 1을 덜어 내서 함께 나온 고추냉이, 다진 쪽파, 김가루를 넣고 잘 섞은 후 먹는다. 세 번째 4분의 1을 덜어 내서 그릇에 담고 차를 부어 ‘오차즈케’로 먹는다. 마지막 4분의 1은, 앞에서 먹은 3가지 방식 중 가장 맛있었던 방식으로 먹는다.
가격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한 끼이지만 장어덮밥을 여러 감각으로 오롯이 즐길 수 있고 호화로운 식사를 누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음식이다. 나고야에 방문한다면, 꼭 드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4.【味噌煮込みうどん】미소니코미우동 (된장조림우동)
나고야에서 붉은 된장이 유명한 만큼, 돈가스뿐 아니라 우동에서도 된장의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냄비에 된장을 풀고 양파를 비롯한 채소를 조림 수준으로 진하게 끓인 후, 우동면을 넣어서 한 번 더 끓여 낸다. 진하고 걸쭉한 국물이 특징이다. 우동면의 식감은 탄탄면처럼 단단하고 쫄깃하며, 강된장 맛의 우동을 먹는 듯한 신비한 맛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냄비를 덮은 뚜껑은 뒤집으면 사발 모양인데, 뚜껑에 우동을 덜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5.【あんかけスパ】앙카케파스타
미리 삶아둔 굵은 스파게티를 볶아 감칠맛과 매운맛이 나는 소스를 곁들인 음식이다. 매운맛은 후추를 넉넉히 사용하기 때문인데 맛의 베이스는 토마토 맛이다.
재료는 비엔나 소시지, 양파, 피망이 일반적이며 그 외에도 돼지고기나 새우튀김 등의 재료가 토핑된 메뉴도 인기가 있다. 채소가 토핑된 앙카케파스타는 '컨트리', 소시지, 베이컨 등의 육류가 토핑된 앙카케파스타는 '밀라네제', 고기와 채소가 모두 토핑된 메뉴는 '밀라네제’와 '컨트리'의 앞글자를 따서 '미라칸'으로 불린다. 또한 튀긴 어패류를 토핑한 것은 ‘바이킹’으로 불린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나고야로의 식도락 여행도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결코 잊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