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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득 Feb 21. 2021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가 주연인 리틀 포레스트가 2018년에 개봉했다. 쉬는 시간에 대학교 동기인 A가 감상을 늘어놓았다. 나이가 들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고. 서울 토박이인 A는 도시의 메마른 아스팔트에서 대지의 생명력을 그리워했다. 여름에 농활(농촌활동) 봉사를 할 거라는 A의 눈은 기대감에 차 보였다.


 A의 추천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야기는 도시로 상경했던 주인공이 농촌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보는 내내 친숙한 풍경이 그려졌다. 논과 밭 그리고 산으로 둘러싸인 곳. 바로 우리 집이었다. 벗어나고 싶었던 우물 안이 영화화되었고, 그들은 갈망했다.


 서울에서는 손만 뻗으면 닿는 편의점, PC방, 영화관이 시골에서는 마음 먹어야 하는 거리였다. ‘서울 상경.’ 어느 순간 마음속에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라는 환상이 나를 이끌었다. 그렇게 20살이 되기 전까지 내게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렇게 6년째, 차갑지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말했다. 나이가 들면 농촌을 그리워하게 될 거라고. 그렇다면 그들은 농촌에서 무엇을 그리워하는 걸까. 단지 치열하게 살아남은 자신에 대한 보상일까.


 나도 궁금해졌다. 개구리는 우물 안에 다시 하늘을 가둘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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