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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Jul 11. 2022

도르마무~ 도르마무~

우리 건물은 2층이 가정집이고 1층이 카페인 구조이기 때문에 매일 오픈 시간에 맞춰서 1층으로 출근을 한다. 내가 홈트를 하고 있을 때 아내가 먼저 내려가고 나는 샤워를 하고 조금 뒤에 내려간다. 종종 1층에 있어야 할 물건이 2층에 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출근할 때 갖다 놓지 뭐~ 하며 미루다가 정작 출근할 때 잊어버리는 일이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샤워를 상쾌하게 마치고 내려왔는데 카페 공방 문 앞에서 갑자기 뇌리를 스친다. 오늘은 강직 척추염 자가 주사를 맞아야 하는 날이다.


“아!! 주사 안 가져왔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주사를 가지고 내려왔다.


“아!! 대일밴드!!”


운동하다 까진 데가 있는데 1층에는 대일밴드가 없다. 터덜터덜 다시 2층으로~


“아!! 아이패드!!”


“아!! 아이패드 팬!!”


“아!! 안약!!”


설마 뇌출혈 때문에 생긴 부작용은 아니겠지. 왜 한 번에 가져오지 못하니…… 계단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더니 다리가 달달달 떨린다. 


그런데 아내가 내가 올라갈 때마다 한 마디씩 한다.


“올라가는 김에 어제 가져간 아이스 컵 좀 가져다주세요~.”


“올라가는 김에 도깨비방망이 좀 올려다 놔~.”


“올라가는 김에 설탕 좀~!!”


“접시 좀!!”


말이 점점 짧아진다…… 왠지 신난 얼굴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주는 재미로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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