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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Aug 29. 2022

평균을 벗어난 삶

아내는 키가 작다. 키가 작다 보니 몸집이 작은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율적으로 팔도 짧다.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있다. 주방의 편의를 위해 주방가구의 상판의 깊이를 일반적인 것보다 10cm  길게 만들었더니 깊이 놓여있는 물건을 잡을 때 까치발을 들고 낑낑거린다. 그리고 싱크대의 높이도 아내에게는 높아서 설거지를 할 때 불편해한다. 도와주려고 하면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때를 쓰는데  모습이 귀엽다.


세면대도 아내에게 높다. 그래서 어정쩡하게 숙인 자세에서 늘 팔이 세면대에 걸린다. 그러다 보니 물을 얼굴에 촵촵촵하지 못하고 손으로 퍼서 뿌리듯이 어푸어푸 세수를 한다. 그래서 아내가 세수를 하고 나면 세면대 근처 바닥은 물바다가 된다. 세수할 때마다 화장실 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굽신거리며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한다.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지만 괜찮다고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평균에 맞춰져 있다. 평균보다 작은 몸으로  세상을 살아가느라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화장실 물바다 정도는 내가 감수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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