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어른이 되어 간다

좋지 않은 피드백도 사람들의 무관심도 어른이 거쳐야 하는 과정일 뿐...

by 미쓰양푼이

‘푸시푸시’를 부르면서

등장한 씨스타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이

반짝 아이돌이겠구나 싶었다.


Push Push Music Video


어느덧 ‘쏘쿨’은

내 싸이월드 배경음악이 되었고,

‘나 혼자’는 교환학생 갔을 때

홀로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고 돌아오던

아침에 매번 들었던

노래들로 기억된다.



그러다 어떤 누군가가

나에게 나쁜 놈이 되어 버리면

내 마음을 위로해주던

효린의 ‘지워’, ‘너 밖에 몰라’를

무한 반복해서 듣기도 했다.



내가 효린의 인스타를

팔로잉한 것은

‘달리’라는 곡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나서였다.


https://youtu.be/AoZFLCy-P-8


너무 멋졌다.


나에게 효린은

춤과 노래 둘 다 잘하는

아티스트다.


어느 날

인스타 그램에

효린의 소극장 라이브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테마는

‘서서히 어른이 되어 간다’였다.



올해 서른 살인

효린의 30대 감성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티켓링크를 클릭했다.


와아! 딱 한 자리가 남아 있다!

그것도 가장 구석자리!


난 오늘 나 혼자

그 구석자리에서

효린을 만났다.


효린은 나에게


‘첫 소극장 콘서트에 와준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고 말해줬다.


그러고 보니 효린 역시

나의

첫 혼자 콘서트의

주인공이다.


굉장히 의미 깊다.


이 주인공은

오늘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그 말이 왜 그리

그동안 힘들었다는

이야기로 들리던지,

가녀린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친구가 생긴 느낌이었다.


이것이 바로

소극장의 매력일까?



효린이 어른스럽게

본인의 서른 살을

기념하고 있는 것을 보고,

문득 나의 서른 살이 떠오른다.


앞자리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와 동일한

삶의 태도를 일관하던

나의 지난날 말이다.


5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자각한다.


나도 나만의

환골탈태 의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써 내려간 글에서

내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한다.


바닷속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

나의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빙하가

내 글에 의도치 않게

등장할 때마다,

이유 없이 복잡하게 엉켜있던

내 마음속 실타래가

하나둘씩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어 가는

작업을 거치며

나 스스로는

엄청난 힐링의 시간들을

마주하고 있는데,

문득 누군가

내 글을 읽었을 때

일말의 울림을

느낄 수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피드백도
사람들의 무관심도
어른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콘서트가 끝나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효린의 손 편지를 받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카드에 써져 있는

편지 내용이 전부 다 다르다.


내가 받은 카드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앞으로 더 성숙해진 효린으로
더 많은 음악과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늘 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녀의 진정성이 카드에 물씬 풍겨졌다.


한 동안 그녀는

작업실에만 처박혀

두문불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사실로

효린이 대중들에게

몰매를 맞고 있었다.


과거의 잘못은

꼭 화살이 되어

본인에게 돌아온다.


그 잘못에 대한 대가로

그녀는 홀로

자숙의 시간들을 가졌다.


그 시간들은 분명

그녀에게 성숙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을 것이다.


나는 효린을 응원한다.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려고 하는

소극장 친구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