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어른이다

청춘이든 어른이든 똑같이 아프다

by 미쓰양푼이

약 10년 전 출간된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을

이제 서야 읽었다.


출간 당시

20대였던

우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던 책이었다.


그 책을 계기로

스타가 된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말이 되면

사야 하는

책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그동안

그 책을 외면했던 이유는

그것을 집어 드는 순간

'내가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그 책을 선택할 때

나는 그것을

철저히 외면해버렸다.


내가 아팠는지

안 아팠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말이다.




나는 지금

헥헥거리면서

버스 맨 뒤 자석에

앉아 있다.


이 버스를 못 타면

무조건 지각인데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에서부터 버스까지

전력질주를 했다.


어제 마트 가느라

가방에서 빼놓았던

지갑을 찾기 위해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시간이 지체되어 버렸다.


좀 더 여유롭게

집에서 나왔었더라면

버스를 놓치더라도

다음 버스를

탈 수 있었을 것이다.


버스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맞춰 나온

내가 참 밉다.


왜냐하면

어제 지각할 뻔했는데

바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제는

다행히 버스를

여유롭게 탑승했지만,

지하철이 문제였다.


버스에서 내린 후,

지하철을

바로 탔어야 했다.


생각 없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왔더니

그 순간 지하철은

떠나버리고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열차가 11분 후에

온다는 것이었다.


그 열차를 타도

제 시간에만 도착한다면

지각은 하지 않겠지만,


'혹시나 지하철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하지?


아니면


'정거장에서 사고가 나서
정차 시간이 길어지면 어떻게 하지?'


등등


예기치 못한

사건이 생길까 봐

조바심이 났다.


택시를 탈까 말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그럴 바엔

돈 아낀다고 놓고 나온

차를 끌고 나왔어야 했다.


결국

지하철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이라는 판단 끝에

열차에 몸을 실었다.


정거장 문이

별 탈 없이 닫힐 때마다

'감사합니다'를 외쳐댔다.


1시간이 10시간 같았던

긴 출근길이었지만,

서울 메트로가

칼같이 시간 약속을

지켜준 덕분에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격한

불안감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 타기 할 때마다

자괴감이라는 깊은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며

내 마음은 아파온다.


이제 서야

내 아픔에 대해

솔직하게 대면하고 나니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펼칠 수가 있었다.


'그대 눈동자 속이 아니면
답은 어디에도 없다'


라는 1장의 소제목이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다.


맞다!


답은 내 자신에게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개구리처럼


'난 너와 달라'라는

말을 외쳐 대고 살았지만,

그 방향성이 양의 방향이 아니라

음의 방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철부지 시절엔

안 아픈 척하며

아픔을 외면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어른,


좀 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어른이 되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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