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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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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해
Nov 23. 2022
가을이 짙어졌다.
한 주 정도를 지나면 일 년 내 기다리던 겨울이 온다.
(소설 지났는데?)
좋아요, 좋아해요.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차가운 바람이 성큼 들어온다.
어느 순간 얼음 가득 아메리카노가 아닌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반년을 옷장 안에 넣어두었던 회색, 아이보리색 그리고 검은색 카디건을 꺼내어 입는다.
포근한 카디건의 느낌
울 소재의 톤 다운된 카디건의 느낌
출근길 횡당보도 앞에서 카디건 소매를 내리며 한 겨울인 양 '아이 추워'를 시전 하며 목을 움츠렸다 뺀다.
좋아요, 좋아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겨울인데
발동동 구르며
'빨리빨리 오래 기다렸잖아. 다 알면서 왜 그래. 그만 좀 애태우시지'
겨울 재킷과 코트 그리고 새로 장만한 코트를 꺼내어둔다.
그리고 좋아하는 목도리
목도리도 회색과 아이보리색
세탁해 둔 목도리에 좋아하는 이숍 향수를 담아 코 박고 킁킁거린다.
다음 주? 아 조금은 빠르네.
다다음 주면 아이보리색 목도리에 겨울 울 재킷, 새로 장만한 코트. 괜찮겠지?
밖에 나가 '아이 추워. 이젠 진짜 겨울이라고! 겨울 맞지? 그럼 목도리 목도리.' 해도 괜찮겠지?
좋아요, 좋아해요.
신발장에 곱게 넣어둔 부츠를 꺼내어 닦는다.
부츠도 검은색과 아이보리색
'나는 겨울여자. 부츠를 신고 코트를 입고 목도리를 두른 겨울여자
이제 진짜 겨울이야. 그러니 더는 늦추지 말라고. 진짜 화난다고.'
호~ 입김을 불며 부츠를 닦는다.
좋아요, 좋아해요.
눈.
가장 중요한 눈.
눈 밟는 소리. 뽀드득뽀드득.
내가 사는 곳은 눈 보기가 힘들어 그 청량한 소리를 듣기 위해 위로 위로 올라가야 한다.
눈만 있으면 되는데.
작년에도 눈만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곳은 눈이 내리지를 않아 겨울에 그곳에 가면 바다만 있다.
'미안. 여기에 눈은 없어. 대신 나를 바라봐... 나를 좋아하잖아...' 하며 바다만 있다.
'미안. 겨울에는 눈이 필요해. 너도 좋지만 눈이 필요해.' 하며 하늘을 본다.
위로든 어디로든 좋아하는 아오모리든
겨울에는 눈이 필요해.
한 겨울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며 따뜻한 커피와 군밤 그리고 군고구마를 먹고 싶어.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알고 있다면
올해는 올겨울에는 꼭 선물로 부탁해.
펑펑 내리는 눈.
뽀드득뽀드득 소리.
좋아요, 좋아해요.
내 마음은 좋아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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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by 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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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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