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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코코 Oct 04. 2023

23.10.04 호캉스와 의외의 먹방

다이어트 재시작 35일 차

어제의 메인이 ‘투어’였다면 오늘의 메인은 ‘없음’이었다.  저녁에 선셋을 보자는 정도는 있었지만 그 외에는 아무 일정도 없는 게 오늘 하루였다.


여행에 가면 활동량이 많을 거라 많이 먹어도 될 거라고 친구들은 말했지만, 어제도 가장 멀리 간 게라고는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몰이 전부였고, 오늘도 시내를 걸어서 돌아다닐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에는 날씨가 너무 살인적으로 덥다. 5분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이 난다. 햇빛은 뜨겁고 습기는 미쳤고... 그것보다는 시원한 에어컨을 쐬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호텔에서 뒹굴뒹굴 노는, 호캉스라는 걸 제대로 체험해 볼 예정이었다.


아침에 느긋이 일어나 (사실 더 일찍 일어나려고 했지만 실패한 거란 건 쉿..) 밥을 먹고, 헬스장에 가서 멋진 뷰를 보며 (눈이 부셔서 블라인드를 다 쳐버린 것도 쉿..) 러닝머신을 타다가... 침대에 누워 갑자기 잠이 들어 2시간을 자며 오전을 보내버리고... (약간 허무한 기분이었던 건 착각이겠지..?) 마지막에 거의 수영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수영을 하고 놀며 (이건(?) 정말 즐거웠다.) 약간 미묘하긴 했지만 성공적이었던 호캉스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여행 와서 음식을 자제하기로 했었던 결심이 무색하게 망고주스, 스무디볼, 타이거새우&생새우회&오징어튀김&갈릭새우볶음밥까지 아주 푸짐하게 저녁을 해치우고 배를 가득 채우는 하루를 보냈다. 길티플레져... 하.. 자제하자.... 먹방 제대로 찍었다 어제오늘.. 의외로... 특히 오늘...


어쨌든 아무 일정도 없던 게 오늘 하루였는데 또 한 번 아주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알찬 호캉스를 보내고, 알찬 먹방을 찍었다. 이렇게 또 여행 셋째 날이 갔구나.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약간 짜증 났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쉬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많이 먹어서 짜증 났지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약간 허무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지만 이런 여유로움에 감사한다. 석양을 계획한 대로 못 봐서 아쉽지만 그래도 그걸 시도해 볼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한다. 갑자기 마지막에 짜증과 감사를 퍼부으며 일기를 끝낸다.


오늘의 감정: 아쉬움. 은근한 짜증. 감사하려고 노력하려는 마음. 감사함. 즐거움. 맛있었음. 행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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